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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상담사 Jan 29. 2022

상담자 도비의 2021 연말 정산


회사 다니는 친구랑 밥 먹을 먹었는데 "너는 연말정산 안하냐?"라는 말을 들었다. 경제에 무지한 나는 "아 그거 해야되는거야? 그거 안하면 뭐 있어?" 이런 멍청한 답을 하게 되었다. 세금을 돌려 받을 수도 있다는 말에 집에 와서 홈택스를 이리저리 봤는데 나한테는 연말정산이 해당되지 않았다. (도비는 돈을 받아도 4대보험이 없으니까요.  도비는 세금을 낸 적이 없어요.) 그래도 지출 내역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간소화 지출서라는 기능이 있길래 한번 작년 한해를 돌이켜보았다. 



2021년 지출내용

일단 병원비로 따로 잡히는 게 80만원, 알라딘에서 도서를 구입하고 소득공제를 신청한 금액이 40만원정도, 교통비와 월세 190만원.. 그리고 나머지 1600만원은 분류되지 않은 소비였다. 


1600만원에서 300만원은 개인 슈퍼비전 비용, 300만원은 1년동안 집단 상담 참여비로 사용하였다. 그 와중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체육관 등록비에 180만원을 썼다. 기타 관리비랑, 노트북이 고장나서 저번 달에 구매한 거, 새 집으로 이사와서 쓴 비용 등등을 빼면 1년 동안 410만원 정도를 먹는 것과 입는 것에 썼다고 볼 수 있다. 


뭐.. 그닥 사치하면서 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약하면서 살지도 않은 것 같다. 


집단과의 비교를 위해 20~29세 성인의 평균 생활비, 최소 생홟비, 적정생활비와 비교해 보았을 때, 수련 비용만 좀 제하면 최소 생활비~평균 생활비에 가깝게 썼으니 말이다. 게다가 난 20대도 아니고 한창 벌고 한창 써야할 30대다. 


2021년 수입 


그럼 이 돈들을 다 어디서 났냐. 뭐.. 너무 궁할 때는 아버지한테 용돈도 받고, 주말엔 아르바이트도 하고, 9월부터는 연구 수당이 좀 나서 그걸로 쓰다가, 장학금도 땡기고 대출도 땡기고 그러면서 살았다. 흠.. 이런 수치는 비전공자가 봐도 지속가능한 재무상황은 아닌 것 같긴하다. 


뭐, 그렇다고 어디서 줄일거냐고..;;; 수련은 받아야 하고 삶은 살아내야 하는거다. 살아 내야할 삶을 살아내는 것 뿐이다. 이럴 줄 모르고 들어온 상담 업계도 아니고. 고민도 많이 했고 저항도 많이 했다. 그냥 당장 부모님을 부양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열심히 수련 받고 죽기 전까지 일하지 뭐.  


P.S. 이 글을 쓰면서 상담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주지 않을까 고민을 좀 했다. 그래서 좀 말을 덧붙혀본다. 나는 박사 과정중이고, 돈을 벌지 않으면서 수련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상담자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개인 수련을 받기 때문에 이런 재무 상태는 잘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월급을 적게 주는 직장(상담직)이라도 연봉 2000~2400만원은 되니까.  


P.P.S 그리고 상담계 고민하려는 분들이 이 글을 그렇게 많이 볼까..? 그렇지 않을거라 확신이 있기 때문에 :-) 하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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