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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상담사 Jan 19. 2024

당신이 내 상담소에 온다면 일어날 일

 만약 당신이 3시에 상담에 오게 된다면, 나는 2시부터 기다릴 것이다

만약 당신이 3시에 상담에 오게 된다면, 나는 2시부터 기다릴 것이다. 하하;; 반쯤 농담이지만 반쯤은 진담이다. 첫 상담이란 상담자에게도 무척 긴장되는 일이니. 당신이 온라인으로 써준 신청서나, 전화로 신청할때 해줬던 말들을 곱씹으며 중요한 지점이 무엇일 지 파악하려고 노력해볼 것이다. 당신이 상담에 와서 하는 말은 신청서와는 또 전혀 다른 이야기일 때도 있어서 부질없는 노력이 되기도 하지만 루틴처럼 당신의 접수이유를 외우고 들어갈 것이다. 


상담소에 도착하면 먼저 실내화를 갈아신게 안내하겠지. 오시는 길은 잘 찾으셨냐고 물어보고 상담 신청서를 작성하게 안내할 것이다. 내가 속한 상담소에 따라 양식은 조금 다르지만, 이름, 성별, 나이와 오게 된 경위, 가족사항(나이와 친밀도), 상담에 대한 기대 등을 쓰게 되어있다. 물을 한잔 따라드리고 차분히 신청서를 쓰게 조용히 기다릴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은 보통 당신의 옷차림이 날씨에 맞는지(너무 춥거나 덥게 입지는 않았는지) 보고 온풍기나 에어컨을 틀지 결정하기도 하고, 내 물잔을 채우기도 하고, 당신이 내게 주는 인상은 어떤지 조용히 느껴볼 것이다. 


당신이 다 썼다고 말해주거나 연필을 놓으면 나는, "다 쓰셨어요?" 라고 하며 신청서를 받아 눈으로 재빨리 읽어가겠지. 거기에 접수이유와 다른 점이 있는지, 특징적인 단어나 표현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말이다. 이제 여기까지는 예상대로 흘러가겠지. 하지만 내 첫 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불확실성의 바다로 함께 들어가는거야. 바로. 


어떻게 상담에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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