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을 읽다> 이후
서양에서는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란 말이 꽤 흔해졌지만 한국에선 그게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많다. 신경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폐스펙트럼, 난독증, ADHD 등을 다 포괄적으로 알아야 한다. 나는 그중 첫 번째로는 신경다양성의 관점에서 본 난독증에 관한 책, '난독증을 읽다'를 썼다.
출간 후 책 쓴 보람을 한껏 느끼게 해 줬던 많은 서평과 의견을 들었다. 그리고 지방에서 올라온 몇몇 아이들은 상담도 하고 도와주기도 했다. 그런데 무척 많은 사람들은 내가 왜 난독증이 무엇인지 얘기만 하고 그에 대한 해법은 없는지 불만이었다. 그런 반응을 전혀 기대 못했던 건 아닌데 나는 어떻게 난독증을 도와줄지는 왜 얘기하지 않았던 걸까?
우선, 난독증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무척 넓은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그러니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사람마다 무척 다양해서 간단히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영어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래서 굳이 그걸 내가 글로 써야 할까 하는 생각도 했고, 직접 대면으로 가르치는 것을 글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을 뵈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지방은 정말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는 난독증이 있는 학생/성인을 가르칠 교재마저 거의 없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마음을 다잡고 두 번째 책을 써 볼까 한다. 내 아이가, 내가 난독증이 있어서 영어를 읽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독증을 읽다>에서 말했던 것처럼 난독증이 있다는 것은 아는데 그 이후 어떻게 특히, 읽는 것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책에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영어 읽기 학습책을 쓰겠다고 하니 어떤 분이 그랬다. '그런 영업 기밀을 나라면 공유하지 않을 텐데...'하고. 그렇다. 어쩌면 이건 일급 영업 기밀이 맞다. 극소수만 알고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나는, 방법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영어를 읽지 못하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 몇 주간은 그 책을 써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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