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잘 알고 본 건 아닌데도,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 무대를 설계할 때 기존에 순서대로 일렬종대로 선수단이 입장하는 걸 정말 못 마땅해하는 다수 혹은 소수의 빅 마우스가 있었던게 분명하다.
파리 전역 곳곳을 무대삼아 펼쳐지는 뮤지컬인 듯 영화인듯 SF와 코미디가 섞인 볼거리 화려한 춤과 노래와 묘기와 이야기들, 판을 뒤집어 버린 붉은 피로 물든 도시 파리혁명,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데 기여한 여성 위인 10인의 황금 전신상이 두둥 등장하고, 역동성과 다양한 세대와 취향 다양성을 보여주는 런 어웨이 무대, 화려한 패션과 에펠탑의 철 조각으로 되새길 수 있는 상징성, 독특한 철학과 의미를 담은 그 들만의 화려한 진기명기를 보여줬다.
얘네 진짜 미.쳤.다.
어떤 회사가 띄워둔 올림픽 응원 이벤트 알림 참여방법을 보다보니 올림픽 경기장면은 저작권?혹은 어떤 이슈로든 공식적으로 쓸 수 없으니 자사 제품과 응원하는 모습만 담으라고 강조되어 있다. 명품 업체가 어마어마한 자금력으로 2024 파리올림픽 제 1대 스폰서라고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는 해설 위원의 멘트가 떠오르는데, 뭐 사실 스폰서 없는 스포츠 경기가 존재할 수 없을테고, 지금은 그저 돈으로 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니 전세계가 몰아줘서 에펠탑 그 이상 높이로 쌓아올린 부를 더 확실한 결과가 확정 보장되는 곳에 쓴다는데 뭐라 한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명품백을 소장하고 싶은, 소장하고 있는 사람은 그들만의 취향인 것이니 그 또한 존중하듯이, 어느 스폰서나 돈을 많이 들고 줄을 선다면 올림픽은 그 또한 존중하는 게 맞지 않나, 마약 팔아서 버는 어두운 돈이 아니고서야, 돈을 가려서 받겠냐 싶은 것이다.
파리 주요 철도망 공격처럼 공포와 위협이 되는 무서운 소식도 들려오는데, 부디 인명 피해없이 무사히 안전히 치뤄지길 바란다.
사실 공포는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어제 '해피머니' 가 휴지 조각이 된 사실을 알았는데,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사서 간직하고 있던 나같은 평범한 소시민분들의 울분이 가히 다르지 않고 도찐개찐 비슷한 처지일 내 마음까지 흔들었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이 사태를 보고 행복은 뭔가, 대체 믿을 수 있는 건 있긴 한가, 이름이 알려진 회사일 뿐이지 내실이 없고 모래성 같은 곳이 참 많겠지, 세상 편하게 믿고 살기는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피 뭐니'
오랜 기간 훈련하고 경기하러 파리에 가신 선수분들 모두 크게 다치는 일 없이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마음껏 뛰고 오셨으면 좋겠다.
이번 주에 너무 너무 너무 책 읽을 시간과 에너지가 없어서 괴롭고 괴롭다가 퇴근 길에 짤막 짤막하게 읽은 책 내용이 너무 맘에 들어서 한 주 마무리가 그래도 덜 슬펐는데 새벽 개막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화룡점정을 장식했다.
흐렸다가 맑았다가, 날씨가 쨍쨍하다가 갑자기 소나기도 퍼붓다가 하는 오락가락 예측 불가능한 여름 날씨가 매일 마주하는 내 기분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