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게 진짜 맞아?
미치광이 전략가 트럼프, 예측 불허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포감 조성이 그의 전술이라는 것을 아실까요? 세상을 아무렇게나 쥐락펴락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휘젓고 다니고, 오늘은 이랬다 내일은 저랬다 뉴스를 도배하며 희한한 정세를 만들고 협상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있죠. 모레는 과연 어디로 튈지 예측불가 요동치는 럭비공 같은 발언들은 모두 계산 된 것일 뿐이죠.
세상에 사랑 받는 사람이 되기 힘들면, 무서운 존재가 되라는 말을 그대로 따르는 셈입니다.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한다면 공포의 미치광이가 되는 쪽을 스스로 한 번 선택해 보실 수 있으신가요?그리 내키지 않아도 영화나 드라마 속 부여 된 역할에 따라 태연하게 연기하듯 매 순간 가면을 써야하는 분도 물론 있을 겁니다.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건 쉬울까요? 믿어지지 않는 칭송을 보내다가 단 번에 근거없는 비난으로 단숨에 보내버리는 경우도 많아서 그 또한 불안한 걸음은 마찬가지겠죠.
이 것도 이렇게 보니, 사람 사는 게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 한 가지 이유는 될 것입니다.
남들이 부러워 하기 좋은 무슨 '장'이 되어도 그 처지에서 마주하는 고민, 끊임없이 몰아치는 문제와 산적한 과제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든 저러든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한 피곤한 것이 기본값인 거라, 언젠가 한동안 집중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했던 어느 대표님은 본인은 어쩌다 살려다보니 또 끝없는 책임감으로 어느 날 사장이 되었다고 했어요.
여기 저기서 긴급 연락 받고 전국으로 출장다니는 일이라 욕도 많이 먹는다며, 어서 조용한 곳으로 혼자 가서 종일 낚시나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 와중에 대화를 나누다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대학 졸업했다고, 실무 현장도 그 어느 것도 모른채 꿈만 잔뜩 부풀린 일머리 제로 신입사원을 뽑아서 데리고 하나 하나 가르쳐야 하는 작은 회사의 고통을 토로하셨죠. 사는 게 불안하니 온갖 미신은 다 믿게 되고, 욕만 많이 먹지만 오래 살고 싶은 생각보다는 그저 지쳐서 저녁에 술 마시며 푸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 분이나 저 분이나 결국 매일 밤 푸는 건 술이고 썰이며, 노다지 쌓이는 건 스트레스인 거였어요. 처지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듣고, 많이 힘드시겠다며 공감과 위로의 말씀도 들려 드리고 잠시나마 서로 다독이며 동지애를 주고 받았어요.
무슨 '장' 역할을 맡은 분은 소수요, 대다수는 이리 저리 치이는 역할일테니, 이 책은 대다수의 약자의 고민 해소용 도서로 자리매김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습니다.
<다크심리학>은 SNS나 유튜브에 '당신이 모르고 당하는 가스라이팅' 유형 영상들이 많은 주목을 받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등장했죠. 정식 심리학 이론은 아니지만, 찾아보니 2020년 경부터 아마존닷컴에 여러 관련 시리즈 도서가 출시된 이래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고, 그 파도가 올해 한국 출판계로까지 밀려온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다크 심리학은 심리학은 아니어서, 체계적인 이론을 단돈 이만원 남짓한 책 한 권을 통해 야무지게 배운다기 보다는 세상 사람들에게 처세술이나 상식처럼, 그냥 이런 것이 있으니 결코 함부로 휘둘리지 말고, 그런 어두운 조종 심리를 알고 이용하는 대비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인쇄된 개괄서라고 보면 됩니다.
즉, 저자들이 내용을 아예 모르는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골고루 한 상을 잘 차려놓은 것도 아니고, 잘 떠먹여 줄 거라는 기대감을 크게 충족시킬만한 책은 아니었어요. 그저 시선이 가는 부스 속 시식 코너를 슬쩍 둘러보듯 보다가 궁금하면 들여다 보시면 됩니다. 요즘은 이런 내용의 책도 인기가 있구나 정도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진 솔직한 의견이에요.
사회생활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으면, 첫 발을 떼기도 전에 뭔가 어둠으로 가득한 그런 세상이라고 겁먹고 오해하려나?괜한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겁을 주려는 게 아니라고 책에서 반복해서 힘 주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나이가 어리든 많든 관계없이 인간 심리에 대한 고찰을 자주 한다면 이 책을 읽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거예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