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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가 아니었다면, 이 음료를 안 마셨겠지

저는 또 이렇게 순순히 끌려갔죠 질질질

by 스토리캐처

그래도 괜찮습니다

귀여우니까


참 이렇게 귀여운 굿즈를 받겠다고, 이벤트 대상 음료를 굳이 골라서 기준 금액을 채웠어요. 선착순으로 준다고 해서 혹시 이런 고민이 부질없는 헛수고가 될까봐 파트너님께 지금도 드로잉 키트가 있는지 확실히 확인까지 했죠. 어제부터 행사가 시작되서 이런 문의가 종일 굉장히 많았는지, 마침내 어김없이 올 것이 왔다는 당연한 표정으로 파트너님은 인자하게 고개를 크고 천천히, 아주 너그럽게 끄덕이며 응답해 주셔서 안심하고 사이렌 오더를 누르고, 텀플러를 내밀고 두근두근하며 기다렸어요.


음료보다 먼저 작은 굿즈를 챙겨주시더군요. 기뻤습니다. 다루 누구 줄 거 아니고 이건 엄연히 제꺼라서요.

봄 여름 가을 겨울 테마가 그려진 적당한 크기의 베어리스타 그림에다 캐릭터가 올라앉아 있는 유쾌한 크레용 5개, 노랑 빨강 초록 파랑 보라도 쓰기가 아깝게 맘에 듭니다. 그래도 소장용으로만 두면 또 나중에 아쉬울 수 있으니, 사진으로 인증샷을 찍고 언제든 손 심심할 때 꺼내야지 하고 자주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에 고이 넣어둡니다.


가족이 부상을 당해서 조용히 조심히 연휴를 보내야 하는 상황인데,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주는 거대한 음료 소비 현장이었습니다. 음료 세 잔을 2만원 기준 금액에 맞추려면 모두 사이즈를 그란데로 바꿔야만 해서 한 편 위대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맛있는 것 너무 많이는 말고 딱 기분 좋을만큼 적당히 드시고, 건강하게 충전하는 추석 연휴 귀엽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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