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정을 최고로 만드는 것만이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다.
얼마 전 드디어 라미 만년필을 샀다.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지는 몇 개월 됐는데 6만 원 정도 하는 만년필을 선뜻 사기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살까? 말까?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들른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3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둥. 나도 모르게 카드를 꺼내고 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던 것이 40% 정도 세일된 가격에 사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나는 항상 이런 식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고, 갖고 싶을 때 엄청 고민을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결정 후의 선택은 내 맘에 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몇 개월간의 고민 후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순간순간 후회했지만 결론은 잘 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노트북을 구매하려고 했을 때 맥북과 현재의 노트북을 놓고 엄청 고민했는데 그 당시 필요한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금의 노트북을 선택했다. 한 2년 가까이 썼는데 아직도 맥북을 사지 않을 것을 후회한다. 지금도 노트북을 바꿀까 때때로 고민한다.
너무 장기간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 든 생각으로 결정을 할 때도 있다. 물론 이 때도 후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럼 또 나의 경솔함을 탓한다.
다시 만년필 얘기로 돌아와서, 처음 만년필을 살까 말까 고민할 때, 만년필을 사고는 싶지만 만년필을 쓸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다. 만년필을 구매한 후에는 매일 밤마다 억지로 한 두 줄씩 글을 쓴다. 그렇게 사고 싶던 만년필을 샀는데 그 결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쓰게 된다.
나의 모든 선택에 만년필의 경우를 대입해서 생각하면 결론은 깔끔해진다. 결정은 이미 했으니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면 된다. 그것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