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제안요청서 분석 TRAINING ('24.7.15, 내하출판사)
최근 본인의 첫 책이 출간되었다. 집필의 결정부터 콘텐츠의 구상과 기획, 오랜 기간의 집필, 출판사와의 계약, 이에 따른 본격적인 수정·보완과 퇴고까지, 쉬운 일이 하나 없었으나 최종 출판될 산출물을 상상하며 약 일 년 동안 의지를 다잡았던 기억이 있다. 결론적으로 내용이라든지 구성,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본인이 기준으로 삼아왔던 품질 그 이상의 책이 출판되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뿌듯하고, 출판사에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을 어떻게 책으로 출판할 수 있을지, 출판사와의 계약까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등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 간접적으로 될 수는 있지만, 지금 쓰는 글의 목적은 본인이 첫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생각을 기록하기 위함임을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집필하기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시기는 육아휴직에 들어서고 약 한 달 정도의 이후 시점이다. 2023년 3월, 와이프가 일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본인은 1년의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휴직 후 하루 이틀, 일주일, 그리고 한 달, 아이에게 전념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아이를 돌보지 않는 새벽 또는 비는 시간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심적 압박은 지속 작용하고 있었다.
한 주, 두 주 정도 앞으로의 약 일 년 동안 해야 할 유의미한 것들을 고민해본 끝에 글을 쓰자는 결론을 내렸다. 우선 글을 쓴다는 것은 아이를 재우고 새벽에 조용히 노트북만을 가지고도 해낼 수 있는, 본인이 처한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행위라는 생각이 있었다.
조금 더 고민해봤을 때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의 확고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정리한 글들이 결국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시간 낭비는 결코 아니겠거니 하는 판단이 있었고, 글이라는 것이 본인이 그동안 커리어 활동을 통해 체득해 온 각종 지식과 경험, 생각, 가치 등을 정리해 언제든지 필요할 때 꺼내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용이한 장치라는 점에서도 최선의 행동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기회가, 내가 인생을 살면서 나의 내용으로 구성된 완결성을 갖춘 한 편의 글을 기록하는 유일한 기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물론 글을 써보겠다는 결정에는 본인이 평소에 무언가를 글로 표현하거나 무형의 것을 유형의 것으로 기획하는 일들을 좋아했다는 전제가 있고,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결정의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
글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본인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꽤 오랜 기간 경력으로 쌓아온 공공정책컨설팅 산업에서의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실무적 관점에서 기록하고 싶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컨설팅이나 정책연구사업에의 제안과 관련해 본인만의 특화된 강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주니어 컨설턴트에서부터 시니어 컨설턴트까지 성장하면서 체감하고 습득했던 다양한 사고체계와 경험들을 정리해 제시한다면 분명 관련 산업의 종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나아가 현재는 본인이 해당 컨설팅 사업들을 이행하는 컨설팅 사업자가 아닌 이를 기획해 발주·관리하는 담당자이므로, 컨설턴트뿐만 아니라 공공의 사업 관리자들에게까지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실효적인 팁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참고로 본인은 민간에서 약 7년간의 ICT 공공정책 컨설팅 경험을 쌓아왔고, 이후 공공으로 넘어와 현재 ICT 분야의 정책연구, 공공사업의 기획·발주·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출판사와의 정식적인 기획 출판 계약을 통해 출간을 이뤄냈지만, 사실 처음에는 출간을 염두하기 보다는 무작정 디지털 플랫폼의 공간을 빌려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자 출발이었다. 그도 그랬던 것이 애초에 글을 쓰고자 했던 목표는 내 머릿속에 저장돼 있고 일부는 점차 휘발되고 있기도 한 경험들과 지식을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놓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삶의 무엇하나 고민의 연속이라고, 플랫폼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혼자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끝의 선택은 비록 폐쇄형 플랫폼이긴 하나 작가라는 타이틀을 지향하고, 출간과 등단, 강연의 기회 등에 좀 더 열려있는 카카오 브런치였다.
참고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블로그, 포스트 등과 달리 특이하게 일부 시범의 글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내부 평가를 통해 작가로 선정되어야만 글을 게시할 수 있는, 일종의 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평소 글쓰기나 보고서 작성 등에 기초적인 단련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3년 5월부터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