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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버토리 Jan 04. 2023

평범한 브랜드 매니저, 이직했습니다.

브랜드 디벨로퍼를 꿈꿔봅니다.


2023년 첫 브런치입니다! '전문가를 꿈꾸는 평범한 상품기획자, 공부를 시작합니다.'라는 글로 브런치를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되었어요. 많은 글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브런치 덕분에 다양한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더케이뷰티사이언스와 테크42에 칼럼을 기고하는 기회도 찾아왔었어요. 회사 밖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바쁜 업무 틈틈이 글을 남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꾸준히 하고 싶을 만큼 매력이 있더라고요. 2023년 하고 싶은 일을 적는데 첫 번째로 '브런치에 꾸준하게 글쓰기'라고 적을 정도로요. 


2023년 첫 번째 글을 무엇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최근 저에게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2022년에 이직을 했어요. 첫 직장 23년 차에 일어난 일입니다.


취업 후 10년은 교육, 홍보, 광고, 마케팅, 이커머스 등 제약회사의 작은 부문이었던 화장품사업부에서 다양한 부문의 담당자로 고군분투를 했었어요. 엄청 열심히 달렸는데 이직을 결심하고 포트폴리오를 정리를 하다가 '내가 물경력을 쌓았나 보다.' 하는 현타를 느꼈었어요. 그리고 마음의 방황을 했었죠.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고 '인생이 이렇게 그냥 흘러가는 건가 보다. 전문가가 되고 싶었는데 아쉽다.' 하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요. 


제가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회사에 1명이었던 화장품상품기획 과장님이 퇴사를 하시고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저에게 '화장품상품기획도!' 해보라는 대표님의 지시가 떨어졌었죠. 하던 일은 덜어내지 않고 새로운 일만 부여된 상황인데 상품기획은 해본 적도 없는 터라 막막하더라고요. 하지만 직장인 말고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덜커덕 열심히 해버렸습니다. 브랜드 네이밍부터 신제품의 기획 및 개발, 마케팅까지 저와 저희 팀 주임 한 명과 둘이서 시작하고 만들었습니다. 그 브랜드가 '셀프 헤어스타일링 브랜드 - 이지엔'이에요. 



10년 가까이 이지엔의 BM으로 열심히 살았어요.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닐 텐데 올리브영이라는 급성장 H&B 체인을 만나 이지엔은 올리브영의 성장 그래프를 따라 잘 성장했어요. 이지엔 푸딩 헤어컬러, 이지엔 밀크 헤어컬러, 이지엔 블랙빼기, 이지엔 닥터본드, 이지엔 터치 비건 헤어컬러까지 열심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해외의 다양한 바이어를 만나 다양한 국가에 수출도 많이 하고요. 급기야 중국 왓슨스 4천 개 매장에 입점도 했어요. 덕분에 태연님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모시는 꿈같은 일도 생겼죠. 


'와~ 정말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본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드는 어느 날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이직을 23년 차에 하게 되다니. 제가 이직을 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많이 의아해 하더라고요. "이직을 할 것 같았으면 실무자일 때 했어야지!!".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오히려 "그래. 더 나이 들기 전에 도전해 봐."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저는 ' 한 직장에서 할 수 있는 경험에는 한계가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제안 받은 포지션은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매력적인 브랜드에 투자하고 키우는 일이에요. 그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해볼 수 있는 일이지만 해본 일은 아니어서 기대도 되고 떨리기도 해요. 이제 이직 한 지 4개월이 넘어가네요. 일하다 보니 브랜드 투자하는 일 외에도 브랜드를 직접 리드하는 역할도 맡게 되었어요. 


2023년을 계획하며 나의 업을 다시 정의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전 직장의 팀원이자 무척 애정 하는 친구가 이직을 축하하며 건넨 책이 생각이 났어요. 

 

그 친구가 선물해준 책 그리고 같이 마신 티


그 친구는 제가 하는 일이 비즈니스 디벨로퍼 같아서 골라봤다며 선물해주었고 그 땐 저도 고개를 끄덕였었거든요? 근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비즈니스 디벨로퍼가 아니라 '브랜드 디벨로퍼'가 더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즈니스 디벨로퍼는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사업과 사업적 가치를 찾아내는 사람들이지만 저는 새로운 산업 또는 사업이 아니라 '매력 있는 브랜드'를 찾아 투자하고 키우거나, '브랜드'를 매력 있게 키우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네이버에 '브랜드 디벨로퍼'를 검색해보니 4~5건 정도의 검색 결과가 확인되었어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구나 싶더라고요. 왠지 더 흥분이 되었어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볼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저의 업을 '브랜드 디벨로퍼'로 정의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매거진 이름도 바꿉니다. '화장품 BM의 텍스로그'에서 '브랜드 디벨로퍼의 텍스로그'로요. 2023년에는 좀 더 성실한 글쟁이가 되어보고 싶은데.... 일단 이렇게 시작을 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연, 남궁민과 광고를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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