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도, 식당을 가도,
목적지나 메뉴조차 말할 필요 없는,
비대면 상황이 일상화됨에 따라,
우리는 사회적 동물임을 반증하려는 것처럼,
역으로 살롱 문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특정 주제나 책을 '선택한'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하고,
어엿한 취미를 하나 '골라' 취미를 가속화할 그룹에 속하고,
그 과정에서 전방위적으로
'당신은 어떤 취향인가요? 그래서 선택은요?'
라는 질문은 팽배하고, 우린 애써 답을 내놓고 있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고르고, 선택한 분야가 많아질수록
그만큼 편이 나뉘고, 각 영역 간의 교집합은 줄어든다.
내가 고른 타인으로만 이루어진 일상은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과의 조율과 협의의 과정이 사라져
일종의 '확증 편향'이 빠지기 쉬운 환경에 놓인다.
내가 내 영역에 몰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수록
내 밖의 네 영역에 대한 이해는 줄어들고/불필요해지고,
그렇게 몰이해는 혐오로 이어진다.
모두가 자기객관화를 기본 탑재하길 기대하긴 어렵고,
기꺼이 패거리화되려는 이 객체들에게
싫어도 한 데 뒤엉겨 밍글될 수 밖에 없는
외부로부터의 빅 웨이브는 이러한 문제 상황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려나 싶다.
글로벌한 이벤트.
그렇게 이번 잡념은 월드컵을 넘어 화성 침공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