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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용기

용기를 낼 때 어른이 된다.

어른의 용기는 2023년 8월 1일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편집과정에서 책에서 빠지게 되었지만 버리기 아까운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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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이끄는 대로 가지 마라. 대신 길이 없는 곳으로 가서 발자국을 남겨라





시인이 될 수 없어, 시가 되는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 해 봄은 유난히 따뜻했다.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그 해 가을은 유난히 붉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시렸다.


2015년 7월 31일 직장인의 삶을 포기했을 때 나는 용기를 냈다.

한 번만 용기를 내면 다 잘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회사를 시작할 때도 용기가 필요했다.

첫 번째 멤버가 합류할 때도 용기가 필요했다.

다음 멤버를 찾을 때 조차도 용기가 필요했다.

함께 했던 멤버를 떠나 보낼 때도 용기가 필요했다.

돈을 벌고, 돈을 쓰는 모든 과정에서서 용기가 필요했다.

살아내는 매순간에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배웠다.


어른이 되면 용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것을



<어른의 용기>를 퇴고하며

끝을 알 수 없는 골짜기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골짜기는 깊어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올라다 본 하늘은 짙은 회색빛이었다.

먹구름이 가득했다.

바로 비가 쏟아져 내릴 기세였다.

그 축축함과 꿉꿉함이 싫었다.

두려웠다.

어찔 할 줄 몰라 멈추서서 긴 한 숨만 쉬고 있었다.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그러지도 못했다.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나를 둘러쌌다.

그러다 갑자기 가슴 저 밑에서 무언가 올라왔다.

“젠장. 내가 뭘 잘못했다고.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하늘에 대고 소리쳤다.

“뭘 어떻게 하라고”

메아리 뿐 대답이 없었다.

노력과 보상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상 받지 못함에 모든 것이 탓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상이 없었다.

아내에게, 아이에게, 부모님에게, 친구들에게, 칠흙같은 어둠에게…

그들이 대상이 탓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대상이 없음에 또 좌절했다.

살아오며, 살아내며, 살아가며 내가 놓였던 상황들이다.

늘 희망을 품었고,

늘 빛나고 싶었고,

늘 웃고 있었지만,

나 또한 자주 두려웠고, 많이 무서웠다.

좌절의 늪에서 나를 꺼낸 건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동료였다.

결국 사람들이었다.

나는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다.

때론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 있었고,

때론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부대끼며 이겨냈다.

이 책에서 나는

이겨냄의 용기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부딪히는 용기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었다.

한편 도망쳐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애씀을 멈추는 것이 진짜 애씀이라고 조용히 얘기해주고 싶었다.

멈춘다고, 포기한다고 당신이 실패한 건 아니라고 안아주고 싶었다.

때로 노력을 멈추는 것이 진짜 어른의 용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이 글들이 좌절, 불안, 두려움, 걱정, 어려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멈추서 있는 어른들에게 위로, 희망, 용기의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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