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형 건설기계 1위...북미 시장이 매출의 80% 차지
실적 꾸준히 우상향...그룹의 현금창출원 역할
모회사의 PRS 리스크 존재
견조한 제품 수요, 판가 전이, 환율 상승 등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oyeon0601@s-econ.kr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두산밥캣이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거듭나고 있다.
두산밥캣은 미국의 밥캣컴퍼니를 2007년 두산그룹이 인수하면서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두산그룹은 당시 두산밥캣을 5조 가량에 인수해 해외 M&A 기준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두산밥캣의 예상 매출 규모가 급감하게 된다.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를 매각했지만 두산밥캣은 계속 품기로 결심했다.
두산밥캣은 2011년 이후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하며 그룹의 현금창출원이 됐다.
올해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8592억원, 영업이익은 50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9%, 61.8% 늘어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실적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 중이다.
두산밥캣은 11일 오후 2시 30분 기준 2만9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며,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건설기계 대표 기업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대형 건설기계가 매출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소형건설기계는 주택 건설, 농업, 조경 시장이 주요 타깃이기 때문에 다리, 도로, 항만 건설 등에 사용되는 대형 건설기계 제품에 비해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뤄지는 시장으로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큰 시장이다.
중국이 주요 시장인 두 건설기계 기업과 다르게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이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핵심 제품은 로더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두산의 지게차 부문이 두산밥캣으로 편입되면서 기계장비 부문에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건설기계의 무인화와 전동화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CES 2022'에서 세계 최초 완전 전동식 건설장비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두산밥캣은 스캇성철 박 각자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25년 이상 국제 무대에서 제조업, 품질경영(TQM), 정보기술 및 전략 개발을 경험한 글로벌 시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박 사장은 1965년 생으로 영국 런던 태생이다. 미국 알타라마 고등학교와 하비머드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 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산 입사 전 볼보건설기계 소속으로 벨기에에서 글로벌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프로세스 및 시스템 담당 부사장, 싱가포르에서 한국 및 아시아 굴착기사업 담당 부사장 겸 최고정보책임자로 근무했다.
2012년 두산에 입사해 2013년 10월까지 전략, 생산전략 및 TQM 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2021년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모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을 정도로 두산밥캣의 성장을 이끌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두산밥캣은 모회사의 주식통화스와프(PRS) 리스크가 존재한다.
모회사 두산에너빌리티는 2018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곳과 두산밥캣주식 1057만 8070주를 3681억원에 매각하며 주식 전량 대상으로 PRS 계약을 맺었다.
PRS는 파생상품으로 계약 정산 시기에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으면 투자자들이 두산에너빌리티에게 상승분을 보전,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2018년 계약 당시 기준가는 3만4800원이고 2019년 12월에 재갱신했다. 이어 21년 5월 기준가 5만600원에 재갱신한 바 있다.
두산밥캣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 이후 이미 기준가 이하로 떨어졌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매 분기마다 장부상 영업외손익으로 PRS의 평가손익을 반영 중이다. 올해 2분기 두산에너빌리티는 PRS 계약과 관련한 평가손실이 1015억원을 기록했다.
◆ 선수 한 마디
두산밥캣의 2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금리, 자재비 등의 비용 부담에 둔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택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며 신규주택착공 등 허가 수는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미 사업은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며 주문 잔고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품 수급의 일부 완화로 로더, 굴착기 및 GME 등 전 제품군 매출이 성장 중이다.
열연 선물가격이 최근 하락 추세로 원재료 가격도 하락 중이며 컨테이너 해상운임도 하반기 추가 하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은 원화로 환산한 매출이 오르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미주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견조한 제품 수요, 제품 가격 인상, 환율 상승 등으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