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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브랜든 Jun 25. 2017

남반구의 1월

추억팔이


아침부터 33도가 넘는 뜨거움이 온 대지를 덮었다. 에어콘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여름이다. 반바지를 자주입고 차를 탔더니 반바지 색깔이 변색되고 왼쪽 무릎이 구릿빛으로 잘 익었다.


바닷가에는 넘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파도는 넘실댄다. 며칠전엔 집채만한 파도가 바위로 만들어진 자연풀장을 덮쳐서 구급대가 오고 뉴스에 방송까지 나온다.


열대야 느낌으로 저녁 10시가 넘었지만 더위가 느껴진다. 다행히 바닷가 지역이라 창문을 열면 차가운 바다바람이 전신을 스치며 온도를 내려준다.


각양각색의 155개 이상의 민족이 모여 살고있는 다문화 도시 시드니에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음식을 접할수있다.


어디 출신이냐고 묻는게 상식이 된 이 도시에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의례히 똑같은 질문이 나온다.


한국? 북한?...


북한에서 왔다고 장난을 치면 정말 다양한 반응이 나타난다. 진짜 쫄아버리는 사람들도 있고 신기해서 어쩔쭐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거짓말을 눈치채는 사람도 많다.


그럴때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요즘 내동생 때문에 말들이 많치? 미안해..김정은이가 내 동생이거든"


순진한 호주얘들은 그게 무슨 웃긴 이야기라고 좋아 죽는다..단순한 사람들이 많은 편안한 나라다. 머리 안 굴려도 살수있고 뇌물 안 줘도 살수있고 여유도 넘치고 자유로운 영혼이 많은 나라다.


94년에 내가 왔으니까 22년째..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나라에서 살고있는 나를 보면..진짜 인생..어떻게 될지 모르는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TV동물농장도, KPOP STAR도, 애인 있어요..도 열심히 보고, 허무하게 쪼개지고 있는 야당과 힘좋은 (?) 대통령의 황당무계한 정치도...열받으며 잘보고있다.


한국보다 2시간 빠른 비슷한 시간대의 호주라서 큰 시차없이 한국과 시간대를 맞춰나갈수 있는것도 참 매력이다.


한 겨울의 한국을 그리워하는 성우가

한여름의 호주에서 브랜든이 몇자 써봤다.


2016.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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