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국 한판 가지고 "인공지능의 승리다"라고 대서특필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세돌9단의 초반수가 알파고를 탐색하기 위해 리스크를 동반한 찌르기 수 였고 여기에서부터 말리다가.. 중반에 알파고의 실수 3수 정도가 나오면서 역전세를 탔는데 반대로 이세돌9단도 우하단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무너지고 말았죠.
적어도 어제 한판으로 알파고에 대한 탐색은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무리수를 두는 수를 처음에 두지도 않을것이고 상대의 실수에 긴장이 풀려서 본인도 실수하는 수를 두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서로 탐색전이 끝났으니 진짜 게임은 오늘이겠죠 아마...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서구권에서 바둑에 좀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면 사실 어제가 아니라 수년전에도 오늘과 같은 일이 있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알파고의 핵심은 컴퓨팅 파워를 극도로 요구하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부분이 아니라 여기서 나온 수 중 유효한 수를 추려내는게 핵심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결국은 탐색 알고리즘을 얼마나 잘 짜는가의 문제로 귀결 됩니다. 오늘 경기가 놀랍긴 했습니다. 수가 그렇게 많은 바둑이고 뽑혀져 나오는 많은 유효수중에 진짜 이세돌9단을 상대할 수 있는 결정적 한수 한수를 충분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알파고가 선택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이 부분에 중반에 좌하단 우상단 합쳐서 3수 빼고는 완벽한 수를 뽑아내더군요. (결국 알파고의 실력은 컴퓨팅 파워와 정비례하는게 아니라는겁니다. 알파고의 실력은 수를 추려내는 알고리즘, 즉 AI의 능력인데 이게 더 발전 될 수록 허투루 계산하는 수를 줄일 수 있어서 컴퓨팅 파워도 덜 소모하게 됩니다.) 어떻게보면, 컴퓨팅 파워가 절정에 오른건 2010년 초반인데 바둑판을 휘어잡는 알파고의 등장은 조금 늦은 감이 있긴합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는 게임이라 그랬겠죠
승/패 여부를 떠나서 오늘 대국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