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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은 Jan 22. 2019

저출산, 그러기에 붐업되는 키즈 프리미엄

당신의 서비스는 어떤 환상을 자극하고 있는가?


저출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제 이런 문장도 식상해진 시대다. 1인당 평균 출산율은 이미 1명 대인 것이 당연해져버렸다. 하지만 이걸 어째, 이제 그 평균 수치가 1명 미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하니 이렇게 보면 소비층이 사라진 '키즈' 산업은 존폐의 위기에 서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출산의 다른 말은 집중된 애정이다.


가정해보자. 당신의 언니 또는 누나가 금지옥엽 귀염둥이 조카를 낳았다. 손주 또는 손녀라고는 그 아이 한 명뿐이다. 당신이라면 또는 당신의 부모님이라면 그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겠는가?


인정하자. 이 글을 관심있게 읽을 정도의 나이라면 당신도 이미 주머니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SBS 뉴스)


하나를 해주더라도 좋은 것을

2017년, SBS 라이프 뉴스에 이런 기사가 떴다. ''新 등골브레이커'…허리 휘는 가격인데 '매진''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간단하다. 가계 경제 위기로 전체적인 백화점 유통 상황은 불황인데 반해 유독 키즈 유통 상황만 호황세를 이루고 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어떤 제품이 잘 팔리나 자세히 보니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책가방 112만원, 도시락 가방 97만 5천원, 아동용 코트 72만원 제품이 매진되었단 기사다.


일반 성인도 사기 어려운 100만원대의 가방을 한창 성장기이고 유행에 민감한 초등학생의 입학 선물로 사주었다는 기사를 보고 모두가 의아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출산이라는 말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수혜받을 아이의 수가 줄어들었기에 가족들의 집중된 투자가 가능하다는 말과 같아진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과거에는 여러명을 낳았기에 한정된 자원을 아이들 각자에게 분배했다면 이제는 단 한명을 낳기에 한정된 자원 모두를 한 아이에게 집중하여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낮아진 출산율은 도리어 온 가족의 지갑을 한 아이에게 집중되게 만들었고 이 현상은 키즈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불러 일으켰다. 비싸더라도 단 한명이기에 좋은 것을 입히고 먹이고 재우자는 가족 구성원들의 마음은 결국 키즈 프리미엄 시장의 범위를 의류, 식품, 주거를 넘어 교육, 문화, 리빙 등의 전 방위에 걸쳐 넓혀가도록 만들고 있다. 어떠한가. 이 시장,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키즈 시장을 좀 더 깊게 파보자

우선, KIDS MARKET은 소비유저와 구매유저가 같을 수 없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보통 소비유저와 구매유저가 다른 시장의 공통점은 남성 화장품 시장과 같이 제품은 있으나 소비유저는 구매욕구가 잘 생기지 않아 오히려 그 주변 사람을 함께 공략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KIDS 시장은 약간 다르다. 소비유저는 이 제품을 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생기더라도 구매할 수 없다. 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구매유저일 뿐이다. 남성 화장품 시장의 경우 그루밍족 남성들은 본인들 스스로가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의 KIDS 소비유저들은 스스로 구매하기에 그 능력과 재력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KIDS 시장은 구매유저, 즉 보호자의 환상을 자극해야한다. 환상을 자극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국 요지는 하나다. 이 제품 또는 이 서비스가 우리 아이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잊지말자. 키즈 프리미엄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가격이 아닌 만족감에 초점)다. 즉, 하나를 해주더라도 잘 이고 우리는 그 '잘'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백문이 불여일견. 가심비를 공략한 프리미엄 키즈 시장 아이템 중 세 개의 카테고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 아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게 해주고 싶은 가족 구성원들의 환상을 자극한 사례이다.




첫째, 잘 놀게 해주자.
Btv 살아있는 동화, LG U+ 아이들 나라


한 때는 바보상자라는 오명을 가진 TV가 지금은 부모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TV가 어떻게 부모들의 마음을 훔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살아있는 동화'와 '아이들 나라' 사례를 살펴보자.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키즈를 타겟으로 했다는 것이고 TV라는 디바이스에서 독특하게 동화책을 아이템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맞벌이 등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부모들에게 '교육'이라는 짐은 늘 마음 한켠에 무겁게 자리잡고 있으며 모두가 부모라는 역할은 처음이기에 어떻게 교육 시키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한다. 그러한 부모의 니즈를 공략하고자 Btv와 LG U+는 동화책이라는 아이템을 TV에 녹여넣었다. 어린 아이들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춰 그 나이때에 학습해야하는 교육을 동화책으로 풀어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 주요 골자이다. 특히나 과거부터 내려오던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의 이상적인 모습을 TV에서 제공하고자 꿈나라 모드라는 기능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들이 단순히 TV를 보더라도 교육적으로 '잘' 보고 '잘' 놀게 해주고 싶은 부모들의 환상을 자극한 사례이다.




둘째, 잘 먹게 해주자.

아워홈의 아워키즈, LG 생활건강의 태자삼


아이가 먹는 음식 재료를 유기농으로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홍삼까지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출시됐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워홈'이라는 식품 브랜드에서는 '아워키즈'라는 키즈 전용 식품 브랜드를 별도 출시하기도 했다. 음식 조차도 내 아이의 성장단계에 맞춰 제공하고 기존의 음식에서 충족받지 못하는 영양소는 영양제 등 보조식품을 통해서라도 '잘' 먹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환상을 자극한 사례이다.




셋째, 잘 자게 해주자.

돌레란 키즈 매트리스 플립


돌레란 플립, 아이 성장 단계에 맞는 매트리스 사용 방법을 제시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점차 높아지는 평균 신장에 따라 다른 아이들 못지 않게 내 아이의 키를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걱정어린 관심은 관련된 시장 규모를 지속하여 키우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그저 편하게 잠을 자기 위한 수단이었던 매트리스로 확장되어 내 아이의 성장단계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된 매트리스 출시로까지 이어졌다. 내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4단계의 매트리스 사용법을 제공하는 돌레란의 플립이 대표 사례이다.


10시 전에 자야 성장 호르몬이 활발하여 키가 큰다는 말은 아마 모두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다. 성장의 기본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기에 잠을 자는 행위의 가장 기본 조건 중 하나인 매트리스의 프리미엄 키즈화는 어찌보면 굉장히 당연하고 어찌보면 굉장히 획기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하루를 자더라도 내 아이의 성장을 도와 '잘' 자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환상을 자극한 사례이다.






이야기를 마치며.


소비유저가 줄어듦에 따라 산업 규모가 축소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장의 발굴로 이어진 사례는 비단 키즈 프리미엄 시장 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사례로써 키즈 프리미엄 시장을 살펴봤고 관련된 세 가지의 카테고리를 살펴봤다.


당신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면, 또는 자신만의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서비스는 타겟의 어떤 환상을 자극하고 있는가? 키즈 프리미엄 시장의 사례를 벗삼아 본인의 서비스를 점검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혹시 누가 아는가? 돌레란의 플립처럼 전혀 생각지 못했던 기본 아이템이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연결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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