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전달력 있는 결과물을 원하죠.
제대로 원하는 독자, 청자에게 닿아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지 않는 크리에이터가 있을까요?
무언가를 만들고, 말하고, 적고, 그리는 모든 창작, 생산 행위는 모두 전달력 없이는 무용지물입니다.
맞습니다. 오늘은 전달력에 관한 이야길 하려고 합니다.
수많은 발상, 기획, 정리 프로세스, 프레임이 있지만 저는 이 부분을 다루지 않고서는 답이 없다고 봅니다.
바로 Who.
내가 전달하고 싶은 상대는 누구인가?
그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욕구를 가졌는가?
어떠한 사고성향을 가지고 어떤 환경에 있는가?
무엇을 바라고 선호하는가?
무엇 때문에 어렵고, 어떻게 되기를 원하는가?
저는 전달력을 기업, 기관, 대학에서 가르칩니다.
교육하며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인데요.
니즈를 모르고 상황을 모른 채, 완전히 깊숙하게 전달할 수는 없어요. 기본적인 수준은 가능하겠지만요.
그래서 결국 이후의 모든 프로세스는 Who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지요.
저는 심지어 "Who에 목숨을 걸어라!"라고까지 말합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디자인띵킹 프로세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상에 대한 정보와 이해, 관찰과 질의응답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하죠.
저도 책을 쓸 때 독자가 누굴까를 오래도록 고민했습니다.
"대화법"이라는 키워드는 출판사에서 요청한 테마였기 때문에, 제 안에 미리 그려놓은 독자가 없었거든요.
출판사 담당자와 대표님께도 여쭤보고, 이리저리 고민도 했지만 추상적이었습니다.
타깃 독자층이라고 해도 너무 다양할 테니 연령대와 성향 정도의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었죠. 막막했습니다.
고민 끝에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모든 독자를 충족시킬 수 없으며, 변화를 촉발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니 보이더라고요. 저는 전달받는 수신자만 생각했지, 발신자는 생각하지 않았던 겁니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무엇을,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가장 영향을 주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내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변화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말할 수 있는 주제와 내용에 딱 들어맞는 사람.
그건 바로 과거의 저였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전할 수 있던 거죠.
인생을 살며 제대로 된 대화를 못 해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어려움 겪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구체적으로 저는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①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상처받기 싫어 상처 주는 표현만 던지는 사람
② 싫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사람.
③ 열등감과 자격지심 때문에 지나가는 말에도 스스로 상처받는 사람.
④ 맞는 말인 줄 알면서도 낮은 자존감, 반항심으로 피드백을 튕겨내는 사람.
⑤ 사랑과 고마움을 말할 시기를 놓친 채 후회하며 살아온 사람.
⑥ 소중한 사람들과 사랑이 아닌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
⑦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사람.
⑧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좀처럼 용기 내지 못하는 사람.
아직도 타고난 기질, 삶의 사건과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실수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나아지고, 나아가기 위해 배우고 고민하고 성찰한 내 용을 적었다. 이 책은 서툴고, 거칠고, 어설프고, 추상적인 면도 지 니고 있지만 진지하고, 직관적이고,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독자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되도록 애쓴 결과 물이라는 점이다.
대화가 어렵고 관계가 어렵다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후회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좌절하거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그래서 더는 그러고 싶지 않다면, 나아지고 나아가고 싶다면,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삶을 이해하고 나 눌 동료를 만들고, 사회적 안정과 기회를 얻고, 내면의 성숙과 성장을 얻는다. 때로는 거듭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다면 많은 것을 얻고 회복할 수 있다. 그 믿음만 있다면 분명 가능하다
-"어른을 위한 말 처방, 28~29p
그렇게 저는 독자, 대상에 대한 설정을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전달력에 있어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하는 Who는 You(청자)만이 아니라 I(화자)도 있었던 거죠.
전달은 화자와 청자가 가진 욕구의 연결이니까요.
오늘의 정리
1. 전달력이 모든 창작과 생산의 핵심이다.
2. 전달력을 위해 Who- (청자)에 대한 이해와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3. 청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설정할 수 있는 것은 화자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온다.
4. 전달력의 Who는 결국 너와 나, You & I, 즉 "We-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