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이들에게
무탈하지 않기를
별일이 생기기를
그들의 하루가 평안하지 않길
그렇게 안녕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떠오른 부정적인 감정들은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엔 과거 속에 있던 사람들을 끄집어내 그들의 불행을 기도하게 된다. 지금 내가 불안한 것처럼, 지금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한 만큼, 내 마음에 상처를 낸 것과 똑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길.
이런 생각이 끝나는 것은 나에게 평안함이 찾아올 때다. 그 평안함이 찾아오는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다. 사람을 덜 만나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 즉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과를 보는 일들을 하지 않을 때. 별거 없이 하루를 보내고 고양이들과 앉아 창을 볼 때 나에게 평안함이 찾아온다. 그때가 되면 비로소 불특정 다수를 향안 미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라앉는다. 누군가 다시 돌을 던지기 전까지는.
그래서 요즘 나의 상태를 가늠하는 척도는 누군가의 불행을 바라느냐이다. 누군가의 불행을 바란다는 것은 반대로 나의 안녕을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도 별일 없기를
내일도 무탈하기를
나의 하루하루 안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