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였지만 혼자서 일을 다 할 수는 없었다.
AI의 가능성을 처음 인식한 것은 사업에 실패하고 모든 직원을 해고한 후였다. 막막한 상황에서 나는 AI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AI를 활용해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AI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마케팅, 영업, 고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고 절대 지치지 않는 엄청난 직원이다. 반면 내 이름도 모르는 바보이기도 하다. 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재정 상태는 어떤지, 어떤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지, 엔지니어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즉 세상의 모든 지식은 다 알지만 일을 할 때 필수적인 컨텍스트는 전혀 모른다.
반대로 사람은 매 순간 컨텍스트를 강화한다. 고객으로 부터의 피드백, 팀원들과의 대화, 투자자와의 대화, 친구와의 대화, 경쟁사들이 터뜨리는 뉴스 등 매 순간 새로운 컨텍스트 정보가 들어온다. 그렇지만 지식과 전문성은 한정되어 있고 쉽게 피로해진다. AI가 10분동안 할 일을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고 지식의 한계로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면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런 인간과 AI의 특성을 잘 조합하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은 컨텍스트와 전략적 사고를 제공하고, AI는 방대한 지식과 데이터 처리 능력으로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이것이 바로 나의 AI 활용 철학이 되었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협업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는 아직도 AI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업무 방식에 안주하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고,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로 인해 협업이 원활하지 않다. 또한, 단순 반복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핵심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는 AI와의 협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 AI는 단순 작업을 자동화하여 인간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조직 내 데이터와 지식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AI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지식을 다 알지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르는 AI.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너무 잘 알지만 세상 지식을 다 알수는 없는 사람. 이 두 존재가 서로 협업하며 새로운 업무를 해 나가면 엄청난 업무 효율을 만들어낼 수 있다.
AI와 함께 일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방법론을 슈퍼워크라 이름지었다. 슈퍼워크는 인간과 AI의 강점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초월적인 업무 방식이다. 인간은 감성, 창의성, 전략적 사고를 제공하고, AI는 업무 관리, 데이터 분석, 자동화, 최적화를 수행한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슈퍼워크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AI 간 상호 장단점을 이해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은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고, 윤리적 기준을 세우며,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AI는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학습해야 한다.
나는 슈퍼워크의 개념을 우리 회사에 적용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제품 개발에서는 AI 디자인 도구를 활용하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플래닝을 하기 위해 MBA 나온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다각적 사업 분석과 계획 수립을 할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영역이던 마켓팅에서 꽤 괜찮은 플래닝을 할 수 있었으며. 세일즈 플랜도 만들 수 있었다. 미드저니로 로고도 만들고 여러 디자인 작업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슈퍼워크로의 전환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우선 구성원들이 없을 때에는 AI와의 소통 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어려웠다. 흔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불리는 영역이다. 어떤 프롬프트를 통해 어떻게 데이터를 입력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 부터가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혼자서 하는 솔로프루니어 슈퍼워크를 어느정도 완성했을 때에는 내 프롬프트 시간이 한계로 다가왔다. 어차피 AI에게 일을 시키고 현실 세계에 접목시키는 것은 내가 할 일이었다. 1주일에 할 일을 하루에 했지만 엄청나게 정신없고 바빴다. 동시에 돌아가는 수많은 일들을 결국 사람이 손을 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앞으로 에이전트 시대에는 어느정도 해결될 수도 있겠으나, 슈퍼워크도 결국 스케일업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할 수 없었고 자꾸 직접 일을 하려고 했다. AI에 대한 이해와 사용 능력, 의존도가 천차만별이었다. 왜 개인마다 그런 차이가 나는지, 모두가 AI와 20배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한 결과,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슈퍼워크 프레임워크를 고안하였다.
사람의 능력과 한계를 고려하여 짜여진 기존의 업무 방식을 초월하는 새로운 업무 모델. 지금까지 AI와 함께 일하면서 알게된 슈퍼워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