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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솨니 Jan 29. 2016

그 해 스물 다섯에서 여섯, 제주도.

나는 왜 그 날들을 기록하려는가.


2015년 6월 2일 

배낭 하나와 집에 있던 가장 큰 초록색 캐리어를 들고 제주도로 내려왔다.


...

대학생이 되어 주위 사람들이 다들 취업은 고사하고 "난 어떤 일을 하고싶을까." 고민을 거듭할 때. 나는 그 한숨이 테이블 위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푸념의 장(場)에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항상. 언제부터인지 나의 진로는 스스로 매우 확고했다. 



"항공 승무원"



사실 언제부터 그 일에 관심을 갖게되었는지 기억이 나질않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당연하다시피 그 일을 해야할 것 같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지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지경이었다.  



2016년 초 여름. 1년에 한번 여대생들만을 대상으로 스튜어디스를 채용하는 캠퍼스 리크루팅. "이제 때가 왔어!" 자신감 하나로 지웠했고 임원면접에서 불합격을 받은 후,  나는 단 일주일만에 나는 제주도로 내려왔다. 

승무원을 준비하며 수업을 들었던 과외 선생님이 투자자인 동시에 마케팅을 담당하고 계신다는 갓 시작한 작은 풀빌라 프론트 매니저로 일하는 것으로.



-승무원을 계속 준비할거라면 앞으로 어필할 특별한 서비스 경험이 되지않을까.

-서비스 제대로 해보면서 나한테 잘 맞는지 확인해보는 기회도 되겠지.

-그리고 '제주살이'라는 아주 소박하고 여유가 넘치는 누구나 꿈꾸는 삶 속의 내 모습.



그렇게 기대와 두려움을 안고 내려온지 어느새 9개월을 앞두고 있다.

2016년 3월. 이제 곧 나는 다시 서울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중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을 천천히 다시 순간순간으로 돌아가 음미해볼까한다. 남은 한 달의 시간 동안, 다시는 잊지못할 웃기도 많이 울었고 웃기도 참 많이 웃었던 이 제주살이의 스물 다섯의 나를 다시 곱씹어보고자 글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어떠한 꾸밈의 수식어도 없이 담백하게 담아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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