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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Feb 14. 2021

번아웃 직장인이 연휴에 만난 콘텐츠

2021년 설 연휴에는 이 콘텐츠들과 푹 쉬었습니다

작년 말, 커머스 브랜드 앤 비즈니스 팀의 영업 전략 담당이 되었다. 커머스 팀의 마케터였다가 잠시 광고팀의 커머스 담당자가 되었다가 최종적으로 보직이 변경된 거였다. 커머스팀의 영업 전략은 신규 쇼핑몰에 브랜드와 같이 큰 규모의 고객사를 유치하는 업무와 유사하다. 구체적인 업무는 내가 구조를 설계 하기 나름이었다.


그렇게 고객사 유치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그동안 마케터로서 얻었던 인사이트를 영업에 쏟아보기도 했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의 내리기도 수차례 반복했다. 덕분에 0에서 30 정도로 일을 쌓아놓을 수 있었지만 30에서 100까지 가는 것은 또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영업에 대해 아는 부분이 전무했기에, 급한 대로 광고팀 분들을 붙잡고 HOW TO를 묻기도 했다.


직장인 7년 차가 되었지만, 이 업으로는 1년 차였기에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눈치도 많이 봤다. 그동안 타깃이 소비자 개인이었는데 이제는 브랜드 또는 기업이 된 것도 달랐다. 장점을 부각하면서 연차를 쌓아야 한다고 하던데, 애써 찾아놓은 '실행력'이라는 장점은 어느새 번아웃으로 이어졌고, 일은 잘 되어갔지만 퇴근 후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어느 날은 퇴근하고 소파에 앉아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전 직장에서 '난 CMO가 될 거야'라고 얘기했던 동료가 떠올랐다. 그때 내가 대답을 했던가, 나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될 거라고 그 정도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게, 나는 뭘 하면서 언제까지 일할까'라는 생각을 하니 착잡했다. 취업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즐비했다. 나는 비교적 좋은 바닥을 밟으며 직장인이 되어갔는데 그 직장인의 끝에 대해 생각할 때면 꽤 자주 피곤해졌다.


부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 나온지는 오래되었고, 그 흐름에 따라 나도 몇 차례 시도하며 성공도 거두었지만 'WHY'에 대해 찾기 어려웠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가? 아니면 엄청난 명예를 가지고 싶은가? 둘 다 달성하면 좋겠지만 둘 중 하나라도 달성하면 성공인 시대라고 생각했다. 만약 부를 가지고 싶다면 안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주식 투자나 부동산으로 벽돌을 쌓아가야 할 텐데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얕았다. 돈을 모으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굴리는 데에는 아직 서툴렀다. 이 부분도 내 머릿속 고민 한편을 차지했다.


작년 평가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자리에서 지금까지 5번째 바뀌었던 리더가 '실행력은 좋으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돌려 말했을 때 조금 과몰입해 '아 나는 결국 좋은 동료도 되지도 못했던 것이구나'하며 말 못 할 우울감에 휩싸였다.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업무를 진행하면 '일 참 잘하네'라고 칭찬받았던 주니어 때와는 달리 시니어에는 적극적으로 나의 의견을 피력하고 밀어붙이는 게 필요했다. 성격부터 고쳐서 차라리 독단적일 정도로 의견이 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휴 전까지 생각의 몸살을 앓다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되는 지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인풋을 찾아 현재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을 받아들이고, 연휴가 지난 뒤의 내 감정을 돌보는 게 가장 중요했다. 일에 대한 애타는 감정으로 인해 연휴가 끝나고 일을 못하거나 일에 문제가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가장 고민이 되는 5가지를 적고 그에 맞는 조언(이라 쓰고 콘텐츠라 읽는다)을 찾았다. 목표는 '마음의 안정 찾기'였다. 5일 내에 뭔가를 해내는 건 어렵겠지만 매일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는 충분한 시간일 것 같았다.


그렇게 이런 콘텐츠들을 직접 찾아갔다.




콘텐츠 1. 자존감 높은 사람들의 목소리


1) 월간 서른의 김은지, 천정욱, 권진주 인터뷰

본업을 잘하다 못해 PR까지 잘하는 사람들의 입담이 궁금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유쾌하게 말하는 습관이 있다'라는 것이었는데 웃으며 말하는 내용이 핵심이 있었다. 힘주어 말하는 말들과 짓궂게 느껴질 수 있는 질문을 웃으며 받아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소프트 스킬 만렙으로 보였다. 물론 일을 잘하는 것은 베이스에 깔려 있고, 모험심도 갖추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었다. 제주맥주 마케터 분의 시원시원한 입담부터, 에어비앤비 마케터 분의 좋아하니까 한 번 해보자 하는 호승심 등 마음속 열기를 끌어내는 데에는 이런 인터뷰 콘텐츠만 한 게 없다. 최근 모임장이나 인터뷰 요청을 받을 일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어떤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콘텐츠 덕분에 내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91bYHMR_1XU




콘텐츠 2. 회사 생활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


1) 박소연 작가의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교보문고에서 홀리듯 책을 사서 벌써 2번이나 읽었는데 그다음부터 박소연 작가님이 내 롤모델이 됐다. 그동안 롤모델이 누구냐 물었을 때 '아직 못 찾았습니다'라고 했었는데 이젠 말할 사람이 생겼다. 말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의 의미는 결국 대답할 사람이 어떻게 행동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얻고 싶은 것도 명확하지 않은 채로 요청 내용을 전달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을 최소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언어와 논리적인 언어를 모두 사용해야 하는데 대체로 감성적인 언어에 논리적인 숫자를 추가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조언도 있었다. 나는 어떤 숫자를 내 무기로 활용해볼까.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FVcS5bRsJBw


2) 커넥팅 닷 TV의 일 잘하는 법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재 상황을 쪼개고 쪼개서 상황을 한 판으로 도식화해보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 기법을 자주 시도해봐야 하는데 내게는 MECE 기법이 잘 맞을 것 같았다. 마케팅 데이터는 많이 가공해보았지만 커머스 회사로 이직하며 커머스 데이터 가공에도 열을 올렸었는데 영업은 대체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내 논리를 보고 해야 할지도 고민이 되었었는데 일단 생각 구조화부터 실행해 어떤 업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지 검토해볼 예정이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lH2U1pZzT30


3) 퇴사한 이형의 일 못하는 사람

최연소 그룹 인사총괄 책임자가 된 사람의 일하는 방법이었는데 질문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잘 모르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게 없다며 대화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끌어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슷한 맥락의 콘텐츠들을 다수 본 터라 예전에 겪었던 상황들을 떠올리며 영상을 보았는데 댓글을 보니 '물어만 봐도 혼나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글들이 다수 있었다. 조언의 본질은 '질문하는 자세'였는데 언제 어떻게 질문을 하는 게 좋을지는 눈치껏이라고 답하다 보니 완전한 답이 되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흥미로웠던 콘텐츠였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O_53taP4cX4




콘텐츠 3. 내 일에서 중요한 하드 스킬


1) 경수 생각 TV의 스마트한 한 장 짜리 보고서 완전 정복

원페이퍼 기획안을 검색하다가 은퇴한 공무원분이 말하는 보고서 쓰는 방법론을 보게 되었다. 국가 보고서는 거의 계약서 수준의 디테일이 담겨있어 어떤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보고서를 기획하는지 궁금했던 찰나였다. 그가 말하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3가지 요건은 (1) 보고서 작성의 이유와 목적을 이해해라 (2)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지 마라 (3) 보고 전 사전 검토를 받아라 였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막상 보고서를 쓰려 준비하다 보면 잘하고 싶은 욕심에 기본적인 것을 놓치게 되는데 그 부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보고서에서 템플릿과 이미지를 모두 제외했을 때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온전히 담겼는지에 대한 검토해보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pWkoY9DnhE4&t=137s


2) 오명호 소장이 말하는 협상의 한 수 콘텐츠

첫 제안 시, 먼저 제안할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와 비씨 글로벌 조찬 모임 특강을 봤다. 내가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검토하고 그다음에 먼저 제안을 하든, 나중에 제안을 하든 선택하라는 조언이었다. 특히 나는 '말발이 없는 것'이 부족한 점이라고 생해왔는데 말로 '이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화하는 습관을 버리고, 상대가 51대 49로 이겼다고 생각하게끔 대화의 프레임을 만들어 가라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대화를 하고 나면 '내가 져줬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 콘텐츠를 떠올려보려 한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ElNjYYtDZ0s&t=260s




콘텐츠 4. 투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1) 김짠부 재테크

돈 모으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는 나에게도 있었기 때문에 '아끼는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그들도 어느새 돈을 굴리는 방법으로 스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그들이 어떤 재테크를 하는지 보았는데 안정을 추구하며 돈을 모으는 사람들이다 보니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청약 통장을 15년째 들고 있지만 어떻게 쓸지는 몰랐는데 작년에 이사를 하며 경매에 대해 조금 관심이 갔다. 유료 임장이나 경매 매물 체크리스트 등을 보고 나니 올해 내에 부동산에 대해 조금씩 공부해 연말에 부모님 댁의 이사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 부러지는 94년 생 유튜버 덕분에 많이 배웠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6Kqa2BO4_x4


2) 듣똑라에서 시작한 미국 주식 공부 

국내 주식은 업무 시간 중에 장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결국 포기했다. 일도 정신없는데 주식까지 챙기긴 어려워 EFT와 포트폴리오 펀드로 그런대로 돈을 굴리고 있었다. 퇴근하고 인스타그램을 켜며 미국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다수 있었고, 테슬라와 게임스탑 등 일명 대폭등 주에 대해 들어왔던 터라 기초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스닥과 달리 나스닥은 주요 분기마다 IPO를 해야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정말 빠르게 업무를 해나가겠군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마존, 애플 같은 회사들이 세 자릿수 주간 동안 계속해서 우상향 그래프를 띄었다는 데에서 더 놀랐다. 결정적으로 설 당일에 쿠팡의 나스닥 상장 소식이 들려오면서 2월 내에는 시작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WcuSdrLTrS0&t=530s




콘텐츠 5. 번아웃을 벗어나기 위한 마음의 근력 키우기


1) 밑미 TV 유튜브 콘텐츠

'열정 만수르도 걸릴 수 있다는 번아웃'이라는 제목에 매료되었다. 월간 서른에서 에어비앤비를 퇴사하고 밑미를 만든 이야기를 보다가 찾아보게 되었다. 밑미의 론칭부터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며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는데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니 색달랐다. 하드 워커들 네 명이 모여 각자의 고민을 나누는 모습은 흡사 평번한 직장인 같아 묘한 동질감도 느꼈다. 어떤 때에 번아웃이 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내 고민들이 별로 무겁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심리상담과 일상의 활동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올해 내에 한 개 정도는 수강해보고 싶다.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erHhz4IZdqI


2) 희렌최널의 감정 컨트롤의 4가지 비결

일을 하다가 감정이 상하는 날이면 희렌최널을 찾아간다. 특히 감정을 관리하는 영역을 굉장히 잘 설명한다. 연휴 동안 멋진 사람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오는 자괴감에 적용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감정이 전환되었다. 믿고 보는 희렌최널.

+ 마크 브래킷 교수가 말하길 '감정 조절은 감정을 느껴도 좋다고 허락해 주는 행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감정조절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다.

(1) 감정을 전환하고 잠시 멈출 여유를 갖는 메타 모먼트(일시정지) 활용 하기

(2) 소속감이나 사랑을 관장하는 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도록 3인칭으로 자기 대화 하기

(3) 어떤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생각을 재평가해보기

(4) 편안한 자세와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마음 챙김 호흡하기

-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uUJHbIIkkME&t=388s




이 외에도 2-30개 정도 되는 콘텐츠들을 봤고, 클럽하우스에 들어가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회사에서 일 잘한다는 사람들의 슬랙도 슬쩍 보고, 업무 관련된 브런치 글도 몇 개 읽었다. 자격지심에 심장이 찌르르할 때도 있었지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받아들여보기로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우울이 찾아오는 걸 막기 위해 상담도 신청했다. 혹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혹은 다시 내가 이런 고민에 빠지는 시기가 온다면 이 글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어보면 좋겠다.


여전히 내가 하는 일을 어떤 일이다 라고 정의하긴 어렵고, 이렇게 인풋을 넣었다고 해서 연휴가 끝나고 모든 일을 나이스 하게 해 나가는 건 어렵겠지만 건축을 할 때 미장질 정도는 해놓았으니 하나씩 결과를 쌓아볼 수 있을 거라 낙관적으로 생각해본다. 추가로 추천받은 책들과 유료 강의들로 남은 빈틈을 메워야지, 그리고 난 흔들리지 않고 일에 집중하면 될 테다. 연휴 전날,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풋을 추천해달라는 게시글을 남겼는데 그에 달아주신 댓글들이 감사했어서 일부를 저장해놨다.


어느 해에는 일을 하느라 연휴를 보낼 새도 없었는데 이번 연휴는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는 게 새삼 감사했다. 정리하고 나니 내일 출근과 남은 2월을 보다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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