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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결 Jul 10. 2022

번아웃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 맘이 가난한 상태

[북토크 :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 한자어로 소진(燒盡)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린, 정신적 탈진을 말한다.(출처 : 나무위키)


번아웃을 겪는 사람들의 전제에 '열정'과 '성취감'이 있어서일까? 북토크, 또는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번아웃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은 과소진의 상태에서 현재의 지침을 쉼으로 연결 짓기보다는 열정적인 과거와 현재의 자신에 대해 '괴리감'을 토로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의 저자인 김진영 작가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콘텐츠 제작자였다. 늘 트랙 위를 치열하게 달리던 그녀는 번아웃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커리어'라는 '트랙' 위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정신적 탈진 상태에서 자신을 재정비하는 '갭이어' 보내는 이들을 인터뷰하게 된다.


갭이어란 본래 '유럽과 미국의 청년들이 대학교 입학 또는 취업 직전에 자원봉사나 인턴십, 혹은 배낭여행 등 '짜인 트랙을 벗어나 나의 진짜 인생을 어떤 일을 하며 보낼지 모색해보는 시간'을 뜻한다. 책은 직장인이 진로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의 커리어와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이에 적용했다.


"나와 관련된 일들의 답은 사실 대부분 내 안에 있다. 그런데 이 답들은 어떤 내가 보기에는 실망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동안 '답이 없다'라거나 '답을 모르겠다'라고 외면해오던 것도 있다. 하지만 내 안의 이야기들을 얼마나 솔직하고 처절하게 마주 하느냐에 따라 흔들린 이야기의 중심을 다시 세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p145]


갭이어는 결국 '나의 삶과 커리어가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잃어버린 나의 중심을 회복'하는 재정비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답은 나를 전적으로 마주할 때 찾을 수 있다.



작가님은 북토크에서 '나의 중심을 되찾는 방법'으로 3가지 방향 KEY를 소개해주셨다.


1) 나를 위한 질문을 찾아보세요.

- 내가 하고 싶은 일

- 내가 잘하고 싶은 일

- 몰두하고 싶은 일

- 살면서 계속하고 싶은 일

나의 중심을 찾는 것은 '결국 나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질문의 목적은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함'이다.


2) 겨울은 모두에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겨울을 피할 순 없어도 '대비'할 수는 있어요.

번아웃이라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것을 피할 순 없어도 삶의 균형을 세우는 것을 통해 나를 재정비하며 대비할 수 있다.


3)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두세요.

일을 잘하고 못하고 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를 최상위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반복적으로 성취할 때 '자기 효능감'이 자라나고, 이것은 나의 중심을 붙들 수 있는 든든한 근거가 된다.(대화의 희열, 아이유 편)


갭이어 이후의 삶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탐색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평생의 커리어라는 긴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완주해내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길을 헤매더라도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여하튼 무사히 끝까지 완주하는 것. [p125]


탐색의 과정을 통해 나를 다독이는 시간은 '긴 커리어의 과정'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북토크는  꽉 찬 자리만큼 꾹꾹 눌러 담은 긴 고찰이 느껴지는 질문이 많았다. 진로상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다량의 인터뷰 경험과 번아웃 선배로서 애정과 격려가 느껴지는 어조로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셨다.


나도 질문을 하나 보탰다.

Q. 번아웃은 일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 같다. 작가님께서도 그만큼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해오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서는 꼭 한계를 넘어설 때까지 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현재는 어떻게 일의 성취감과 성장을 느끼시나요?


R. 한계를 넘어서며 일할 때보다 현재 일에 대한 성취감을 덜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강제로 번아웃을 겪고 난 후에 다시 번아웃이 오지 않고, 균형 있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답변이 완벽하게 기억나진 않아 남은 기억으로 적어봅니다.)



북토크와 최근 번아웃 워크숍을 들으며 나는 되려 내가 '번아웃'이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더 열심히 태울 열정이 있으며,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태울지 고민하는 시점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트랙에서 한 발짝 떨어져 보니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일과 직업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는 것. 시대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많은 직업이 생기고 또 소멸된다. 그리고 일의 개념 안에는 '일하는 시간'과 '휴식시간'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단기간에 크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도출해 파이어족으로 은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일을 잘, 열심히 하는 것만큼 '지속 가능하게 일하는 삶'도 같은 농도로 고민해야 된다. 항상심(잘하고 시은 마음)은 좋은 동력이지만, 그 본질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잘'의 기준과 '시작점'을 잃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내가 날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 맘이 가난한 밤이야/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하지 않아/ 그럼에도 여전히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맬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 아이유 '아이와 바다' -


나는 지금 커리어의 본질을 고민하는 나의 과정을 재직 중 갭이어라고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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