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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연탄봉사!

by 이내화

교회 다니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중 기억에 잔잔하게 남는 일이 있습니다. <연탄 나르기 봉사>와 그곳에서 만난 <한성준> 학생입니다.

우선 <연탄 나르기 봉사> 이야기부터 드립니다. TV라든가 언론 등을 통해 연말에 되면 이웃 돕기 행사 등을 접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평생 보기만 했지 하기는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해야지 해야지 맘을 잡았지만 한 적이 없었습니다. 교회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가 매년 있는데 이참에 지원한 겁니다. 교회 버스 두 대로 나눠서 파주 인근 마을로 갔습니다.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그리고 학생들 온 교인들이 다 모인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교회에서 나눠 준 외투와 토시 그리고 장갑을 끼고 3천 장을 손으로 날랐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서 흥이 나기도 하고 더러는 봉사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엔도르핀을 자극하고 남았습니다. “ 자 갑니다. ” “ 갑니다 ” “조심조심” 연신 소리를 내면서 손에서 손으로 연탄이 아니라 <맘>을 날랐습니다. 왜 이렇게 행복한 일을 이제 서야 하는가? 하는 반성도 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아주 힘이 들었습니다.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맘>이 전달되는 일이라서 제 <맘>이 저절로 좋아졌습니다. 흔히들 남을 돕는 일은 자신을 돕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매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연탄 나르기를 하면서 초등학생들과 한 조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봉사에 초등학생들이 올 거라는 걸 생각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무거운 연탄을 아무 불평 없이 실어 날랐습니다. 그런 모습은 보아도 좋지만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초등학생들 중 한 아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5학년으로 이름 ‘한상준’입니다. 생긴 것도 잘생겼지만 가장 열심히 해냈습니다. 더욱이 머리를 70년대 중학생 머리처럼 짧게 민머리를 해서 더욱더 강하고 튼튼한 아이처럼 보였습니다. 전 그 아이가 너무 좋아서 연신 칭찬에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초등학생에겐 아주 힘든 일인데 성준이는 묵묵히 그날 과업(?)을 거뜬히 해냈습니다. 성준이는 여러 면에서 재능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바이올린을 잘 키고 또한 어린이 찬양단에서 찬양도 부릅니다. 이 아이를 보면서 저런 손자가 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성준이는 주일에 더러 봅니다. 서로 소통을 한 터라 아는 채도 하고 인사도 하고 지냅니다. 전 그 아이를 볼 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언제가 어린이 찬양단에서 찬양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너무 대견했습니다. 마치 제 조카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성준이는 올여름 단기 선교에도 다녀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첫 연탄 봉사는 여러 면에서 크고 작은 선물을 준 것 같습니다. 성준이도 만나고 봉사도 만나고요. 올 12월이 기다려집니다. 그때가 오면 성준이 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성준아! 연탄 배달 같이 가자”

“네! 잡사님!” 하는 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 같습니다.

성준이는 우리 교회에서 제가 아는 가장 젊은 친구입니다.

성준아! 예수님처럼 큰 인물이 돼라!

성경말씀 ☞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혹 위로하는 자면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루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로마서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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