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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내화 Apr 19. 2024

과연 성공이 노력 앞에 올까?

혹시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단어를 아는가? 문자 그대로 큰 그릇은 늦게 찬다는 뜻이다. 즉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대기만성형>이 많다. 젊음이 중요한 운동선수 중에서도 <대기만성형> 선수가 있을 정도다. 이들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다. 시쳇말로 떡잎은 보잘것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 쑥 자라 있다. 어떤 대나무처럼 뒤늦게 자란다.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일까?

     

 바닷게는 원래 몸집이 작다. 그런데 몸 전체를 딱딱한 갑옷이 둘러싸고 있다. 작은 몸일 때 입고 살던 옷을 벗어야 성장이 가능해진다. 탈피할 때 죽음의 위협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러나 탈피하지 못해도 죽기는 마찬가지다. 게들은 평생 15~20회 정도 옛 옷을 벗어던지고 어제보다 1센티미터 더 성장한다. 게만 그런 게 아니다. 거미나 뱀을 비롯한 많은 생명체들이 모두 허물을 벗으며 자란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FA 100억 원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기아 타이거즈 최형우 선수다. 최 선수의 야구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다.  그는 역경을 딛고 최정상에 오른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뒤 성적 부진으로 방출당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2군 무대를 전전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칼을 갈더니 2016년 프로야구 최고 타자 자리에 올랐다. 대개 이런 것을 두고 <인생반전>이라고 한다.  

    

  신문 사설을 8년간 필사했던 사람이 있다. 그는 정규교육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무학의 신분이었다. 2,577일간 매일 한 편씩 베껴 쓴 그는 훗날 시인 김덕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는 공인중개사 일을 하면서 늘 신문을 가까이 두었다.  2000년부터는 매일 신문 사설을 베껴 쓰기 시작했다. 그냥 옮겨 적지 않았다. 사전을 일일이 찾아가며 한글로 된 단어를 모두 한자로 바꿔 적어갔다. 꼬박 9년째가 되던 2008년에는 내친 김에 검정고시 준비에 나섰다. 그로부터 4년 만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013년에는 서울디지털대학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그해 한 문예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쇼트 트랙경기나 경마에서도 <대기만성형> 전략이 있다. 경기 초반에 선두 주자 뒤에서 달리면서 힘을 비축한다. 이후 코너나 직선 주루를 만날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전략이다. 이를 경마에서는 <추입>이라고 한다.       

 인생은 촌놈(?) 마라톤이 아니다. 처음에 잘 뛰어봐야 허벅지 근력과 폐활량이 받쳐주지 못하면 쉽게 고꾸라지기 마련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장시간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힘이다. 지금 비록 뒤처져 있다고 실망하지 말고 추입의 시기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을 하든지 성공은 시간이 걸리는 게임이다. 카네기 홀에서 공연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고 치자.  이 가수에게 필요한 건 인기일까, 연습일까? 중국 속담에 그 <>이 있다.

     

문은 스승이 열어주지만,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당신 자신이다.”     


 이웃과 나란히 옆에 살던 농사를 지는 청년이 있었다. 하루는 농사일로 옆집 아저씨와 심하게 다투었다. 너무 화가 난 청년은 그날 밤에 그 옆집 아저씨 밭에 가서 잡초 씨앗을 뿌렸다.  

   

 한참 후에 그 밭에서 잡초가 무성하게 나왔다. 그 집 아저씨가 잡초를 뽑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고  청년은 속으로 고소했다. 그러다가 그는 옆집 아가씨와 연애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지참금으로 그 문제의 밭을 옆집 아저씨가 주었다. 바로 그 아저씨는 장인이 되었고 그 장인으로부터 받은 그 밭을 돌보면서 그 청년은 수십 년 동안 잡초를 뽑느라고 애를 써야 했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짧게 보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길게 보면 만사가 심은 대로 거둔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심지 않는 것을 거두려고 한다. 즉 욕심을 낸다.  또 심어놓고도 거두지 않겠다고 발뺌을 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이 있다. 심은 것 거두지 않을 수 없고 심지 않은 것 거둘 수 없다. 가령 수험생에겐 수능일은 심은 것을 거두는 날이나 다름없다. 바로 파종과 추수의 원리. 행복이든 성공이든 만사가 씨앗의 형태로 온다. 

    

 가령 결혼한다고 자동적으로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결혼은 행복의 씨앗이지 행복의 열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씨앗을 잘 가꾸어야 행복 열매가 맺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잘 심을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성실함을 원한다. 그는 심지 않고는 거둘 수 없다는 명제를 알고 있다.

       

 <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은 농부는 가을이 돼도 거두어들일 곡식이 없다. 노력하지 않는 이에게는 어떤 결실도 기회도 다가오지 않는다. ‘아름다운 정원을 갖기 위해서는 허리 굽혀 땅을 파야한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것들을 소망하지만, 단지 바라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소망이라는 이름의 자전거는 끊임없는 노력의 페달을 밟아야 굴러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시도해 보지 않고 미리 포기한다. 상사가 심드렁할 것 같아서,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할 것 같아서, 지금 맡은 일도 많은데 괜히 시간만 뺏길 것 같아서, 그냥 있어도 때 되면 월급은 나오니까 뭘, 하는 식으로 주저 앉는다.> (시 읽는 CEO' 중에서)   

  

 노력 없는 공짜 성공은 없다. 성공하는 사람이 바라는 것은 횡재가 아니다. 성취의 욕구는 공짜 행운 횡재를 신뢰하지 않는다. 노력이라는 <계단>을 더 믿는다.  당신이 제어할 수 있는 건  <인기><유행>이 아니다. 오직 <노력> 하나다. 그런데 <노력> 은 늘 성공 앞에 있다. 혹시 성공이 노력 앞에 온다고 생각하시는가?      


 인생이란 텃밭에선 원하는 대로거두지 못한다. ‘심은 대로만 거둔다. 그것도 <제대로> <한만큼> 말이다. 지금 하는 일과 일터에 <노력>이란 씨앗을 제대로 심어보기 바란다. 노력은 배반하는 법이 없다.

 

 연습이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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