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눈이 떠졌다. 도서관에서 하는 마지막 오일파스텔 수업이 있는 날이다. 버스를 타야 할지. 차를 타고 가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도서관에 문의해서 수업이 있는지 확인하고, 선생님한테도 문자로 확인을 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결국 조심히 차를 끌고 가기로 했다.
도서관에 도착해 오일파스텔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들어갔다. 화려하게 시끌벅적하게 장식해야 할 마지막 수업이 너무 단출했다. 강사님과 나를 포함해 딱 3명만 강의실에 있었다. 서로 마주 보게 책상에 붙여놓고 수업을 시작했다. 30분을 늦게 도착한 상태인데도 기분은 좋았다. 평소보다 말이 많아졌다. 시시콜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새벽 늦게까지 그린 두 장의 오일파스텔 그림을 선생님께 보여 드렸다. 이런저런 피드백을 받고, 오늘 그릴 그림을 고르기 시작했다. 3월 달력에 그릴 그림은 장미꽃 풍경으로 선택했다. 하늘에 펼쳐진 구름은 바람에 흩어지는 느낌으로 그렸다. 풀밭은 두 가지 초록색으로 브랜딩을 하면서 그렸다. 장미꽃은 피드백받은 내용을 적용하면서 열심히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서 항상 느끼는 건 불규칙하게 그리는 건 너무 어렵다는 거다. 인생은 딱딱 떨어지는 규칙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불규칙적이다. 불규칙은 잘못된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가끔 사람들은 불규칙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하지만 사실이 불편함은 익숙하지 않음에서 생긴 것이다. 불규칙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시각이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그래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것이다.내일도 그림을 그리며 불규칙에 대한 재미를 미학을 배워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