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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바람처럼 Jan 19. 2024

드라마에서 배우는 인생이야기

스물다섯 스물하나

'관계'라는 이름


어릴 적부터 나는 드라마를 좋아했다. 지금도 어떤 장르보다 드라마를 좋아한다.

어린애가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어른들께 지청구를 듣곤 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유도 없이 드라마가 좋은데. 20대 일 때도, 30대 일 때도, 지금도 나는 드라마에서 인생을 배우곤 한다. 예전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은 드라마 중에서도 좋아하는 것들을 추려보면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란 점이다. 막장드라마나, 복수극, 스릴러 이런 장르는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좋아하는 드라마를 엮어 놓고 보면 작가가 눈에 보인다. 오래전엔 김수현 드라마를 좋아했고, 요즘엔 김은숙, 정현정, 노희경 등 사랑 이야기, 가족 이야기, 인생 이야기에 푹 빠져 웃고 울고 화내곤 한다.

우연히 어제 이 드라마에 꽂혔다. 작가는 권도은 작가, 김은숙 작가의 보조작가를 했다고 한다. 대부분 첫 회를 보면 드라마의 끝도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내가 상상했던 끝이 아니었다.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기대하는 나의 끝은 '옛날 동화 속 이야기처럼 둘이서 행복하게 잘 살았더래요'였다. 너무 단순하고 뻔한 해피엔딩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참 편한 세상이다.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원하면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OTT 서비스는 나 같은 드라마나 영화 덕후들에게 완전 환영받는 서비스이지 않을까? 싶다.

예전엔 본방을 사수해야 하고 재방송 날짜와 시간을 체크해야만 다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에 본방사수보다는 휴일에 맘잡고 몰아보기를 하는 편이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기다리는 시간은 없어졌지만, 힐링이 되는 시청 시간이 되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중



이진과 희도의 헤어짐



어제 본 이 장면은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마지막화의 한 장면이다.

백이진과 나희도, 둘 다 각자의 인생을 너무 멋지게 살아내는 젊은 청년들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 응원하고 그렇게 빛나는 시간들을 채워가지만, 결국 둘은 헤어짐을 선택한다. 어렸을 때는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라며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 장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희도는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진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 싫어서 헤어지는 게 아니다. 갈 길이 달라서이다. 서로 사랑하는데 만나지 않고 갈 길이 다르다고 헤어져야 한다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안달이 났고, 스스로 을의 입장을 선택했다.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변할까 안달하고 만나지 못하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고 만나는 날은 만나기 몇 시간 전부터 들떠있었다. 그런 연애시절을 보냈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배워본 적이 없다. 그러니 관계가 매끄러울 리가 없었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 남녀 간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지인과의 관계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누구도 내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을 말해준 적도 가르쳐 준 적도 없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서로 간의 관계가 건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더 잘 살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한다. 늘 주장하는 말이 있다. 혼자 있을 때도, 둘이 있을 때도, 여럿이 있을 때도 잘 살 줄 알아야 오래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 관계를 잘 어루만질 줄 알아야 내 삶이 좀 더 윤택해지지 않았을까?





스물다섯 스물하나 

얼마나 예쁘고 싱그러운 나이인가? 치열하게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 짧고 강렬한 젊은 날들의 치열함이 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나 또한 그 때 경험했던 추억들로 기나긴 세월의 버팀목이 되는 경험을 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치열하고 멋진 젊은 날을 살았으면 좋겠다. 꿈을 향해 달려가고, 함께 가는 친구와 사랑을 만나고, 웃고 울고 기뻐하는 그런 젊은 날.

" 더 이상 나의 위로가 닿질 않는다." 

희도의 일기장에 적힌 이진과의 이별이 눈물 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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