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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지강씨 Mar 14. 2022

돈이 되는 보드게임 이야기

캐시플로우 ; 월급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직장인에게 고함

'필연한' 계기로 캐시플로우(Cashflow)라는 보드게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게임은 각 플레이어의 돈의 흐름을 만드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각자의 말과 주사위, 쳇바퀴 맵의 구성은 우리가 잘 아는 부루마블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금융자산을 만들어가는 내용의 구체성은 놀라울 정도로 현실의 많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대히트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 부부가 함께 만들었다고 알려진 이 게임은, 한편으로 월급의 삶을 벗어나 소위 '경제적 자유'로의 여정을 안내하는 부의 나침반이기도 합니다.


인게임에서 처음 선택한 직업에 따라 월 소득 및 지출은 고정되지만, 정해진 칸마다 발생하는 투자 기회에 따라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 투자처가 최적의 기회일지 아닐지,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끊임없는 결정을 해야만 하죠. 또 특정 칸에서는 계획에 없던 소비, 출산, 해고 등 인생을 살아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를 만나기도 합니다. 결국 많은 턴과 돈을 들여 구축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자산)을 통해 결국 금융소득이 비용 지출을 넘어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흐름이 생기게 되면 이 게임의 위너가 됩니다. 재무제표와 소득, 지출 내용을 실제 연필로 적어가며 진행한다는 점에서도 몰입도가 상당한 보드게임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마치 쥐가 굴리는 쳇바퀴마냥.. 월급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우리의 현실(눈물)


지난달 한 모임을 통해 이 게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인중개사이라는 키워드로 만난 모임이었기에 기본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조합이기도 했지요. 게임을 시작하며 랜덤으로 직업을 뽑았음에도 실제 각 참여자의 현재 상태와 유관한 직업이 선택된 점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회사 과/부장급'이 걸렸는데 게임에서 조차 현실의 발목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웃프더군요. 경쟁 플레이어들이 각각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플레이어여서 왠지 모르게 불리하고 조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게임 밸런스 상, 그들은 높은 월 소득만큼 고정 지출과 세액이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주사위로 특정 지점을 지날 때마다 받게 되는 매달의 월급을 위해 누군가는 빠르게 달리는 데 집중하기도 했는데요. 그에 비해 저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를 운용해 보았습니다. 주식, 채권,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기회요인 중 저는 대부분 부동산 위주로 투자해 보았습니다.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아야 하고, 다달이 지불해야 하는 대출이자가 늘어가기도 한다는 점에서 진짜 찐 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각각의 플레이어가 실제 성격에 맞게 플레이한다는 점도 이 게임의 포인트입니다. 특히 그 사람의 평소 투자 성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 플레이어는 월급에 집중하기 위해 빠른 진행에 힘썼으나, 결론적으로 다른 플레이어 대비 낮은 자산의 증식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의사 직업의 플레이어가 상대적 박탈감에 찐텐으로 실의에 빠진 장면이야말로 이 게임의 존재 의의가 아니었을까요?


게임 종료 시점에서 저는 4명의 플레이어 중 은행 빚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어째 제 삶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 쓰린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물론 어떤 면에서 레버리지를 잘 활용하였기 때문에 본 게임의 목적과는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면도 있습니다. 대략 1시간 반 ~ 2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이 흐르고 월급의 쳇바퀴에서 벗어난 플레이어들은, 각각 본인이 게임 시작 전에 선택해둔 꿈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난해부터 재테크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며 삶의 방향을 바꾸고 있는 찰나였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올해는 지금보다 조금 더 목표지향적으로 살고, 구체적 파이프라인들을 만들어가기로 스스로 다짐했었는데요. 마침 올해 이 게임을 추천받아 플레이해보게 된 것이 어쩐지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연초의 마음가짐을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올해가 캐시플로우 원년의 해로 기억될 수 있도록 작은 단위의 한 바퀴부터 꾸준히 실천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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