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 주간 나의 가장 강력한 관심사 중 하나는 단연 "CHAT GPT"였다.
처음 이 대화형 AI가 등장하여 대학생들 리포트 과제나 논문을 다 써줘서 사회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 나 대학생일 때 나왔으면 진짜 꿀이었을 텐데..'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았었는데. 문득 '내가 지금 일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실제 현실에서 아주 잘 써먹은(!) 사건이 이번 주에 벌어졌다.
회사가 운영 중인 앱 서비스에 공동으로 적용할 특정 기능을 기획 중에 있었는데, 이게 구글과 애플 등 앱 스토어 사업자의 정책과 충돌하는 케이스여서 실무에 도입하기 위한 우회 방법이 필요했다. 담당 개발팀과 2주 넘게 골머리를 썩히던 중에 1가지 새로운 시나리오를 생각해 냈다.
"3년 전에 OO 방식으로 진행한 타사 사례가 있더군요. 이번에 이걸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함께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앱 개발자와 여러 시간에 걸친 토론을 끝에, 결국 기획자인 내가 원하는 의도대로 관철이 어려울 것 (스토어 사업자 쪽에서 거절할 것이라는)이라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해 시무룩해하던 나에게, 문득 같은 질문을 요새 핫한 대화형 AI에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Chat GPT 창을 켜고 로그인을 하면 막상 비어있는 질문창에 무슨 질문부터 던져야 할지가 고민이 된다. 이럴 때는 내가 궁금한 지점에 다가가기 위해 몇 가지 사전 질문을 하면서 정확한 질문 지점을 향해 가는 편이 도움이 된다.
"너 ㅁㅁ의 기술에 대해 알고 있니?"
"난 ㅁㅁ 기술을 이용해서 OO방식을 진행해 보고자 해. 가능할까?"
"혹시 이 업데이트 정책을 구글이 허용해 줄까?
연속된 질문에 계속해서 정확한 답변을 이어가던 GPT에 대해 더욱 소름 끼치게 놀랐던 부분은, 마지막 질문에 대해 As fas as I know..로 시작하는 첫 문장 때문이었다. 마치 자아를 가진 사람과 대화하는 듯, '최소한 내가 아는 한 ~ 것으로 추정됩니다'는 식의 답변을 구사했다. 더구나 나에게 불과 30분 전에 기술/정책적인 한계에 대해 설명해주셨던 회사 내 담당 개발자(휴먼..)와 똑같은 말투로, 그것이 어떤 내용 때문에 어려운지에 대해서도 99% 같은 내용의 답변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담당 개발팀이 지정되기 전에는 기획 내용의 구체적인 부분들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체크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필요한 관련 지식을 대화형태의 연속된 질문으로 빠르게 얻어낼 수가 있기에 굉장한 업무 효율화를 이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내가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물어볼 수 있는 나만의 QNA 비서를 둔 느낌이 들었달까. (심지어 방대한 Data를 학습한 천외천의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웹 상의 학습해야 할 데이터가 아무래도 영어가 훨씬 많다 보니, 아직까지 한글로 직접 검색해서 얻는 결과는 영어에 비해 낮은 수준의 정확도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미 많은 국내 사용자들이 보조적인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하고 있고, 그중 자동으로 번역해서 질문을 넣어주고 다시 결괏값을 한국어로도 병행 출력해 주는 크롬 익스텐션도 생겼는데, 불과 2주 만에 사용자가 5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CHAT GPT 개발사인 OPEN API 측은, 본 서비스의 릴리즈 당시 SNS에 이런 게시물을 올렸다고 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인공지능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현재단계의 Chat GPT로도 충분히, 당장 나의 업무에서는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원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해 줄 개발 코드를 예시로 짜달라고 한 다음, 실제 업무를 함께하는 개발자에게 이런 방식이 유효하다고 정보를 주고 거기서부터 토론해 나가는 것만해도 굉장한 업무 효율을 이뤄낼 수 있다.
실제로 과업에 활용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GPT 사용팁>
CHAT GPT를 잘 활용하고 싶다면 질문 자체를 '맥락'으로 하면 유효할 확률이 높다.
-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의 키워드를 우선 질문 서두에 넣는다.
- 1차적으로 얻은 답변에 이어, 원하는 정보에 다가가는 질문을 2~3차례 이어 간다.
- 추가적인 배경 지식이 필요하면 관련 질문을 몇 개 더 넣는다.
예시>
"너 혹시 카피라이팅 좀 할 줄 아니?"
"내가 쇼핑몰을 하나 운영 중인데 새로운 코너 명칭이 필요해. 키워드는 한정된 수량, 한정된 시간"
"혹시 좀 더 키치 한, 재밌는 표현으로 바꿔줄 수 있니?"
"더 간결한 단어가 필요해. 5글자 이내로 줄여줄 수 있어?"
저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물이 궁금하다고?
지적 호기심이 많은 당신이라면, 직접 한 번 경험해보고 판단해보길 추천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