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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손 Jul 13. 2017

알찬 연극 한 편, 열 뮤지컬 부럽지 않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리뷰

※ 스포일러 없습니다


솔직히, '연극'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다. 평소에 화려한 대극장 뮤지컬만 보던 나였기에(그것도 VIP석으로만), 연극은 뭔가 어려울 것 같고 열악한 곳에서만 공연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있던 나였기에,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그러나 연극을 보고 난 후, 꽤나 만족스러웠다. 마치 잘 차려진 한 끼의 정찬 같다고나 할까. 화려한 양식이나 뷔페는 아니지만 빠지는 것 없이, 그것도 꽤 퀄리티 높게 차려진 것이 '알차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검증된 재미+업그레이드된 캐스팅&공연장


개인적으로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이 연극은 더이상 대학로 시절의 언더그라운드 작품이 아닌 오버그라운드, 즉 메이저 급의 연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누구든 간에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캐스팅 : TV에서만 보던 배우들이 한자리에

TV에서 한번쯤 봤던 배우들이 다수인 캐스팅 라인업


윤서현, 박하나, 스테파니 분 모두 TV에서 한 번쯤 봤을 배우들이다. 이런 배우들을 연극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나 큰 매력이었다. 물론 배우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성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더 친숙하고 각종 매체에서 내공을 꾸준히 다져온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를 볼 수 있다면 나쁠 게 없다.


공연장 : 620석 규모, 넓고 편한 라운지


이 공연은 대학로 공연으로 시작해서 두산아트센터(종로 5가 위치)로 입성했다. 620석 규모의 연강홀에서 관람해보니 확실히 무대 규모도 나름 크고, 관람석도 편하다(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편리한 라운지와 카페테리아, 주차장 시설까지. 공연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이런 인프라들이 공연 관람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깨알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공연장에는 혼자 보러 온 사람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공연을 보러왔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보러가라고 추천할 수 있을만한 외형적인 '스펙'을 잘 갖추어 놓았다.


연출&구성 : 이렇게 유쾌한 지킬앤하이드라니

약혼녀 이브에게 겁탈 당하는(?) 허당 아재, 지킬박사

일단 흔히 알고 있는 무섭고 진지한 분위기의 지킬앤하이드를 생각하면 안 된다. 원작의 큰 줄기인 '선과 악의 이면성'을 다루는 주제는 동일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한층 유쾌하고 발칙하다. NO 스포일러 리뷰라 구체적인 스토리를 말할 순 없지만 내용을 이해하기 아주 쉽게, 친절하게 구성되어있다. 한마디로 부담 없이 유쾌하게 보기 좋다. 그렇다고 작품이 가볍다는 건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원작을 비트는 새로운 내용 전개가 과하지 않아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없었다. 또한 단 4명만 등장하는 소인극임에도 불구, 다중인격(지킬&하이드, 이브&하이디) 요소를 적극 활용해 시종일관 지루할 틈 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TV를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박하나, 윤서현 분의 실감 나는 연기 디테일이 연극의 퀄리티를 한층 더 UP 시켜준다. 


이중인격의 코믹한 여인 '이브'를 연기하는 박하나분이 인상적이었다



<한 줄 리뷰>

"너무 가난하지도, 너무 호화롭지도 않게 알차고 유쾌한 연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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