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책으로 먼저 만났던 <냉정과 열정 사이>. 소설에 푹 빠졌다가 영화에도 푹 빠졌습니다. 제일 먼저 음악에 매료되었는데요. 그리고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했습니다. 20대 땐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돼 함께 울었던 영화예요. 특히 준세이가 아오이에게 쓴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준세이의 환하게 웃는 표정이 좋아서 몇 번을 리플레이해서 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냉정과 열정 사이>는 제 인생에서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연례행사처럼 보고 또 보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20주년 기념 재개봉 소식에 들뜨더라고요. 20년 만에 극장에서 다시 본 영화는 여전히 좋았습니다.
이탈리아는 갈 기회가 있었지만 꼭 사랑하는 사람과 가고 싶어서 아껴둔 여행지이기도 한데요. 머지않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습니다. 나이와 함께 가는 영화가 있다는 건 행운이고 감사한 일임을 새삼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재개봉 소식에 들떠 ost를 한 곡 한 곡 연주해 보았는데 그중 한 곡을 전해봅니다. 오늘도 안녕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