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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Dec 26. 2017

4. 부다페스트는 어떤 곳일까?

부다페스트 물가와 기본 정보

사실 헝가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9년 전 처음 유럽 여행을 갈 때는 가이드북을 사서 거의 공부를 하다시피 하고 갔는데 스마트폰이 발달한 최근에는 가이드북을 사지 않게 되었다. 여행의 경험이 쌓이면서 나만의 여행 스타일과 노하우가 생겼고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웬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인 것도 한 몫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그 나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고 선입견 없이 40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직접 느껴보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후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대략적으로 부다페스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언어는? 

헝가리어를 사용하지만 부다페스트의 관광지와 식당, 카페에서는 대부분 영어가 통한다. 다만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구글 번역 앱의 카메라 기능을 활용했는데 이 기능이 상당히 유용했다. 카메라를 상품에 대고 있으면 헝가리어로 된 설명들이 실시간으로 설정한 언어로 번역돼서 보인다.   


날씨는? 

9월~10월 말까지 여행했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을~초겨울 정도의 기온이었다. 9월에 비가 오는 날이 더 많았고 10월이 더 맑고 쾌청했다. 옷은 가을 옷과 초겨울용 겉옷 정도면 충분한데 강 건너에서 전망을 볼 때 바람이 불고 많이 추웠다.


치안은? 

어느 곳이나 밤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할 것이고 낮에 다니기에는 안전하게 느껴졌다. 의외로 노숙자나 이민자들이 보이지 않았고 관광객과 현지인들 위주의 분위기였다. 

 


물가가 착해요

사실 헝가리가 속한 동유럽 나라들의 공통된 매력이 바로 물가이다. 웬만한 선진국 나라들 못지않게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한국에 대비해서 60% 정도의 물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의 반값이라는 말인데 헝가리 1인당 GDP가 만불을 조금 넘는 정도인 것을 보면 이해가 된다. 그리고 실제로 커피 한 잔에 2~3000원 정도인 가격에 부담 없이 매일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고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거대한 바게트 같은 빵을 몇백 원에 살 수 있었고 1리터짜리 우유도 천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다. 


Prima, spar, Tesco 등 다양한 슈퍼마켓이 곳곳에 있어 장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유럽이 빵이 주식이라서 그런지 마트에 파는 빵도 종류가 많고 다양했고 서울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행복한 나날이었다. 빵을 좋아하는 나에게 역시 유럽은 천국이었고 매일 아침 갓 나온 빵을 종류별로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팁까지 포함되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마트 물가보다는 비싸게 느껴진다. 한국은 마트 물가가 비싸서 사 먹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유럽은 그렇지 않았다. 새삼 한국의 생활 물가를 실감하게 되었다. 



어디든 걸어가기 좋은 도시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덜 화려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부다페스트는 길이 깨끗하고 공원들이 잘 되어있어 살기 좋은 도시의 느낌이 강했다. 이 부분이 참 의외였는데 왠지 지저분하고 낡은 분위기일 것이라는 편견은 어디에서 왔을까. 도시가 크지는 않아서 대중교통을 몇 번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 걸어 다닐 수 있었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정신없는 도시는 아니니 관광 포인트를 둘러본 후에는 천천히 골목골목을 음미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온천에서 몸을 녹이고 산책을 하다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사색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아직까지 관광객으로 바글거리지 않는 도시 분위기가 좋았고 다뉴브강을 바라보며 한가로이 걸으며 동유럽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유럽의 낭만보다는 캐나다나 호주에서 느낄법한 깨끗하고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에 한 달을 보내기에 괜찮은 선택이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부다페스트의 특징을 꼽으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름다운 야경이다. 실제로 본 느낌은 서울이나 홍콩의 화려한 그것과는 달리 고즈넉하고 우아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옛 왕궁과 요새 그리고 국회의사당 등 주요 건물에만 고급스러운 금빛 조명이 비추어지며 고급스럽고도 웅장한 도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밤은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결코 경박하지 않은, 중후한 신사 같은 멋을 지니고 있었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야경이었다. 


이제 부다페스트의 구석구석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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