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향 가득한 주꾸미와 새우튀김의 환상 조합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제철마다 나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는 음식식문화가 있는데요. 그중 ‘봄 쭈꾸미, 겨울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봄이 되면 육질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제철 쭈꾸미를 찾습니다. 오늘은 김포동네주민은 다 안다는 불향쭈꾸미로 입소문 난 <그집>쭈꾸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김포 양촌역 근처에 위치한 <그집>쭈꾸미는 한 곳에서 15년 이상 장사한 덕분에 김포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동네 주민이라면 다 알고 있는 쭈꾸미 맛집입니다. 오직 입소문만으로 소문난 이곳은 주말 점심시간이 되면 웨이팅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어옵니다. 지금은 골든라인지하철철 개통으로 양촌역에서 도보 10분으로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지하철 개통 전에도 이미 이곳은 차를 끌고 와서라도 모두 웨이팅을 하는 가게 중 한 곳이었습니다. 특별한 광고도 하지 않고,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가게인데요. 그렇다 보니, <그집>쭈꾸미의 찐 단골들은 10년 이상된 단골들도 꽤나 있습니다. 이곳은 어떤 이유 때문에 접근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이 찾아오고 오랫동안 단골 고객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좋은 브랜드는 좋은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가장 좋은 차별화 전략은 음식의 새로운 궁합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집>쭈꾸미는 매콤한 불향 가득한 쭈꾸미와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새우튀김의 조합을 메뉴로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많은 체인점에서 쭈꾸미와 새우튀김의 조합을 선보여서 낯설지 않게 느껴지지만, 15년 전만 해도 불향쭈꾸미와 새우튀김의 조합은 ‘신선’ 그 자체였습니다. 불향 가득한 매콤한 쭈꾸미를 한입 먹으면 혀끝이 알싸하게 매워지면서 땀이 삐질 나는 순간, 고소한 새우튀김을 먹으면 매운맛을 진정시켜 주었습니다. 이 환상의 조합 덕분에 매운 것을 좋아하지만, 잘 먹지 못하는 고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었고 매운 것을 먹기 어려워하는 어린아이들도 모두 즐길 수 있었습니다.
주말 점심시간이면 웨이팅을 해야 하는 <그집>쭈꾸미는 웨이팅 시간에도 고객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종종 기다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집>쭈꾸미의 맛을 먹고 싶기 때문에 기다리는 고객들도 있지만, 단골들은 이곳 웨이팅이 생각보다 빨리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집>쭈꾸미는 메뉴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전율을 높여 고객들의 웨이팅 시간을 줄여주었습니다. 흔히 가게에 메뉴가 많으면, 고객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게 아니라, ‘무엇을 먹어야 하지?’라는 혼란만 생깁니다. 고객들이 고민하는 순간, 그다음으로 기다리는 고객들은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은 다른 가게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습니다. ‘고객의 시간’을 줄여줘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집>쭈꾸미의 메인 메뉴는 3개입니다. 메인은 쭈꾸미 볶음과 더덕, 황태구이이고, 사이드로 도토리무침과 새우튀김인 총 5개입니다. 메뉴의 선택 폭을 줄이면 고객들의 고민시간을 줄여주고 가게도 다양한 식재료가 아닌 주력하는 메뉴 위주로 준비하면 되니 조리하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습니다. <그집>쭈꾸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메뉴를 최소화시켜 고객들의 시간을 단축시켜 빠른 회전율로 고객만족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들의 말을 믿습니다. 그게 바로 ‘단골의 입소문’의 힘인데요. 최근 들어 단골들의 입소문 전략은 더욱 신뢰도 있는 정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예전엔 인터넷에 ‘맛집’을 검색하면, 진짜 ‘맛집’이 많았습니다. 내가 직접 먹어보고 좋아하는 맛집을 ‘나’ 혹은 ‘타인’을 위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후기를 썼습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흘러오게 되면서 진짜 후기가 아닌 협찬 후기들이 ‘진짜 정보’ 위에 올라서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를 갖추지 않고 광고로만 승부를 보려는 일부 가게들 때문에, 후기를 보고 방문한 고객들이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인터넷상에 있는 정보에 대한 불신과 피로도로 주변 사람의 정보를 더욱 믿게 되었습니다. 실제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Word-of-Mouth Marketing Association (WOMMA)에서 발표한 연구는 소비자들의 92%가 가치 있는 입소문을 신뢰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광고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어 구매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집>쭈꾸미는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김포의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단골들과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수많은 단골들의 입소문은 어떤 광고보다도 강력했고,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왔습니다. 이제는 15년 전 단골을 넘어서 다양한 연령대가 찾아오는 로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동네 골목 브랜드 중 한 곳입니다.
이번 주말 김포에 방문한다면, <그집>쭈꾸미에 들려 불향 가득한 쭈꾸미와 새우튀김을 맛보면서 15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로컬 브랜드를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