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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에서 보는 제주 동네브랜드<숨비스피커>

일상 속 쉼표가 되어주는 제주 동네 골목 브랜드

by VIta kim


출처 : 넷플릭스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인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에 있는 한 소녀의 전 일생을 그린 드라마로 시대적 배경이 된 그 시절 제주도 모습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 애순을 키우기 위해 선택한 애순이 엄마 광례는 잠녀(해녀)라는 제주도에만 있는 독특한 직업을 선택했는데요. 어린 애순을 키우는 고마운 직업이기도 하면서, 제주 여성의 고된 삶을 보여주는 잠녀의 그림자를 조명하는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광례가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어린 애순은 잠녀인 엄마가 걱정되어 매번 물질하는 엄마를 바라봅니다. 엄마는 애순의 속이 타는 것도 모르고, 깊은 물속에서 생계를 위한 혼자만의 사투를 벌이는데요. 울퉁불퉁한 바위에 찰싹 붙어있는 큼지막한 전복을 따고 올라가겠다는 굳은 결심은 매번 물밖에서 기다리는 애순이의 애간장을 녹입니다. 바닷속의 힘든 사투에서 애순이 얼굴만 한 전복을 손에 들고 햇빛이 찰랑거리는 수면 위로 광례가 떠오르며 ‘휘익-’하는 휘파람 소리를 듣고 나서야 애순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광례가 내뱉은 ‘휘익’하는 휘파람 소리는 <숨비소리>입니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깊은 바닷속에서 물질 후 올라왔을 때 짧은 휴식을 취하는 호흡법인데요. 이 긴 날숨 한 번은 짧지만 안정적인 휴식을 가져다주어 해녀들이 오랫동안 바닷속에서 물질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해녀들에게 <숨비소리>는 짧은 휴식이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의 쉼표’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숨비소리>와 같은 ‘쉼표’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매일 치열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휴식’은 현대 직장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시간인데요. 제주도에 해녀들의 <숨비소리>처럼 일상 속 짧은 휴식이 되어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숨비 스피커>인데요. 오늘은 제주도 동네의 숨은 골목 브랜드인 <숨비스피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숨비스피커> 아날로그 스피커로 듣는 일상 속 쉼표

<숨비스피커>는 제주에서 난 소라껍데기를 스피커와 연결해 만든 아날로그 스피커를 판매하는 제주 로컬 브랜드입니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가면 해변가에 버려진 소라껍데기를 주어 귀에 가져다 대면 바닷소리가 들리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소라껍데기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소라껍데기에 부착된 거치대에 핸드폰을 올려 두고, 블루투스로 연결해 원하는 노래를 재생하면, 소라껍데기 속에서부터 음악이 공명하며 나는 소리가 왠지 모르게 듣는 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음악은 예로부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인류 역사 동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만큼 음악이 사람들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은 크고 광범위했는데요. 특히 ‘쉼’이라는 활동에서 음악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무엇보다 강력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악은 정서적인 탈출구와 같은 역할을 하고 기분 및 우울, 불안 등과 같은 심리적 특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우울할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악을 들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상 속, 짧은 쉼표를 원하는 사람들은 음악이라는 활동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고, <숨비스피커>만의 소라껍데기로 만든 아날로그 스피커는 그들에게 안정감과 위로를 건넸습니다.


출처 : @withjsumbi

<숨비스피커> 브랜드 전략 1. 희소성 : 오직 제주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

<숨비스피커>의 첫 시작은 제주도 해변에 버려진 뿔소라를 보면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자연의 산물인 뿔소라를 활용해 아날로그 스피커를 만들며 제주도 함덕 해변가에 있는 플리마켓에서 첫 시작을 알렸습니다. <숨비스피커>는 <숨비다움>을 담아내기 위해, 특허까지 받아 아날로그 스피커를 제작했는데요. 소라껍데기가 소리공명의 증폭 기반이 되기 때문에, 껍데기 모양에 따라 각자 갖고 있는 소리의 음질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각 스피커마다 갖고 있는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은 구매 전, <숨비스피커>의 소리를 들어보고 살 수밖에 없었는데 구매 전 고객에게 직접 경험을 시켜줌으로써 소비의 욕구를 자극 시키는 <숨비스피커>만의 전략이 숨어있었습니다.


<숨비스피커>는 지금까지도 오로지 제주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플리마켓에서 시작해 최근엔 함덕에 있는 가게로 위치를 옮겼는데요. 100% 핸드메이드 제품과 소라껍데기의 약한 재질 특성상 온라인 배송은 하지 않고 오로지 제주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주도에 여행으로 방문한 여행객들 사이에선 기념품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여기에 각 스피커마다 갖고 있는 음질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도 고객들의 '희소성'욕구를 자극했습니다.

희소성은 브랜드 마케팅에서 중요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공급이 많아지는 시기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폭발적이면 제품에 대한 희소성이 강해지는데 사회심리학적으로 그 제품이 희소하다는 신호를 인지하게 되면 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제품의 수요가 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의도적으로 제품의 수요가 강하지 않는데 공급의 수를 줄여서 희소성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오히려 희소성에 대한 가치가 떨어집니다. 실제로 캐나다 맥길대와 건국대 공동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이 있는데요. 희소성 광고에 대한 실험을 하던 중 제품의 희소성이 기업의 공급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을 하면 희소한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출처 : @withjsumbi

<숨비스피커> 브랜드 전략 2.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입소문

작은 브랜드일수록 고객과 소통할 창구가 있어야 합니다. <숨비스피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주도민과의 소통부터 육지에 있는 고객들까지 소통의 창구로 활용했습니다. 초창기 <숨비스피커>는 함덕 플리마켓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제주도라는 한정적인 시장 수요와 플리마켓이라는 일시적 장소를 극복할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리적 위치를 극복했고, 온라인이라는 무한한 공간에서 고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숨비 스피커>만의 단골도 만들어 갔습니다.


인스타그램 활동은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홍보의 역할로도 이어졌습니다. 독특하면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한 뿔소라스피커는 온라인상에서 눈길이 가는 콘텐츠였으며, 스피커와 연결된 음질 영상은 자연스럽게 눈과 귀가 호강하는 컨텐츠로 이어졌습니다. 제주도에 방문하는 육지고객들은 인스타그램을 보고 함덕해변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을 찾아갔고, 고객들이 올린 인증영상은 또 다른 고객들 만들어왔습니다. 고객의 소통의 창구로 사용되었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숨비스피커>만의 마케팅 활동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숨비스피커는 무엇보다 ‘로컬’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는 브랜드입니다. 함덕의 플리마켓에서 시작했고, 제주도 자연의 산물인 뿔소라를 활용하며 자체로 ‘제주다움’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숨비스피커가 갖고 있는 전략들은 더욱 단단해지고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전략에 더욱 단단함을 만들어주는 건 결국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제주도의 <숨비스피커>처럼 나만의 스토리를 브랜드 속에 조금씩 담아낸다면 더욱더 단단해진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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