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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오징어난전>을 가야 하는 이유는?

결국 차별화가 답입니다.

by VIta kim

날이 푹푹 찌는 요즘입니다. 지난해보다 비교적 짧아진 장마 덕분에 무더운 폭염은 더욱 길게만 느껴지는 여름인데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주말 동안 짧게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여름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는 바로 '강원도'인데요. 그중 여름 제철 싱싱한 생물 오징어를 맛볼 수 있는 속초의 대표 축제 <오징어난전>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주말 동안 속초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올해 처음으로 속초 <오징어 난전>을 다녀와봤습니다. 유독 올해 방문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오징어난전>은 어떤 특별함이 숨어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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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 잡은 <오징어난전>

속초의 작은 항구, 동명항에서 진행되는 <오징어난전>은 2022년 처음으로 개최 후 약 4년 동안 이어져온 속초의 대표 축제입니다. 동해 대표 해산물인 오징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지역축제가 꾸준하게 이어져 오면서 속초의 명소로 인식되어 왔는데요. 관광객들에겐 저렴하면서도 싱싱한 오징어를 맛볼 수 있는 장점과 상인들에겐 중간 거래처 없이 직접 납품해 높은 마진을 챙길 수 있어 고객과 상인 모두에게 좋은 축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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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징어에서 돌아온 '오'징어

이른 토요일 주말 아침에 방문했는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시작된 오징어 가격 인상은 속초 <오징어난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요. 과거 오징어 풍년이라고 불리었던 동해 앞바다에 기후 영향으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오징어 포획량이 확 줄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한 마리에 1만 원도 하지 않았던 시절이 무색할 만큼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금징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회의 대표 해산물인 오징어가 부자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반대로 바다 수온이 일정해지면서 오징어가 풍년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덕분에 오징어 가격은 과거로 회귀하듯이 점차 안정화가 되었고요. 물가가 올라 부담이 되는 고객들에게 오징어가격 안정 소식은 <오징어난전>을 찾는 긍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7월 5일 토요일 방문했을 당시 시세로 작은 오징어 3마리는 3만 원, 좀 더 큰 오징어는 2마리에 2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오징어 가격은 도매가 기준으로 매일 변동이 있다고 합니다.) 고객들이 멀지만 지역에 방문해 지역 대표 산물을 먹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신선하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맞을 때 고객은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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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난전>에 등장한 차별화

<오징어난전>은 비교적 큰 규모로 진행되는 축제는 아닙니다. 동명항 항구 쪽에 약 20~30개 정도의 상인들이 각자의 구역을 잡아 가게를 운영하는 형태인데요. 모두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사실상 어떤 곳을 가든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을왕리 해수욕장 앞에 있는 조개구이집을 지나가다 보면 특별한 조개구이집을 찾아들어가기보단, 마치 사이렌 노래처럼 상인들의 달콤한 이야기에 이끌려 들어가는 경우 처럼 말이에요. 처음 방문하는 고객입장에선 어떤 곳을 고를 것이냐의 문제는 굉장히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도 차별화는 있었습니다. 유독 손님이 많은 가게들을 찾아보니 공통적으로 '오징어포'라는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오징어난전>에서 기대한 건 오징어회가 아닌 오징어포였는데요. 생소한 메뉴지만 <오징어난전>에 가면 꼭 오징어포를 먹고 와야 한다는 추천들이 가장 많았고,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장 컸습니다. 방문 전엔, 어떤 가게든 오징어포를 판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어떤 가게는 과거 판매해 왔던 메뉴와 동일하게 '오징어회/오징어찜/오징어물회/오징어무침' 총 4가지만 판매했었고, 어떤 가게들은 '오징어 포'라는 메뉴를 판매했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고객의 선택을 결정지었습니다.




늘 같은 방법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징어난전>의 가게 안에서 같은 가격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차별화를 만들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오징어포'로 풀어낸 모습에 진정 감탄이 나왔습니다! 사실 계산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오징어포는 비교적 공수가 많이 드는 메뉴였다고 합니다. 오징어회는 손질된 오징어를 기계에 넣어서 썰기만 하면 되는데, 오징어포는 직접 한 포 한 포 떠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이죠. 그래서 너무 작은 오징어로는 할 수가 없고 메뉴가 품절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징어포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가장 많이 찾는 메뉴라고 하시더라고요.


<오징어난전>에서 발견한 차별화는 가격 및 위치 차별화를 넘어 메뉴 차별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 이곳까지 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지?'라는 고민의 결과가 새로운 메뉴인 <오징어포>를 탄생시킨 것처럼 늘 차별화에 대해 고민을 하는 브랜드 입장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들 이참에 이번 속초에 가신다면 <오징어 난전>에가서 오징어포를 한번 드셔보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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