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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8. 2024

엄마가 자주 오라고 그러나 보다

이런저런 이야기 196

엄마가 돌아가신 지 7개월이 되어간다. 며칠 전 엄마를 모신 납골당에 납골관 꾸미기 리스를 사서 가져갔다.


엄마가 생전 좋아하시던 안개꽃처럼 잔잔한 꽃들로 만들어진 리스였다. 며칠 동안 고르고 고른 끝에 결정해서 택배로 받았다.


사실 진작에 꾸며드리고도 남을 시기인데 아직도 못 붙여 드렸다. 두세 달 전에 사둔 꾸미기 리스는 조카가 분실해서 없어졌다.


엄마와 평생을 같이 산 조카가 친정집을 정리하면서 휩쓸려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주문을 해서 받게 되었다.


엄마의 납골관은 투명한 유리문으로 되어있고 그 안쪽에 납골함이 들어 있다. 납골함 옆에는 엄마가 늘 갖고 다니시던 묵주가 있고 가족사진들도 몇 장 같이 넣어두었다.


유리문에 꽃 리스를 붙이면 엄마도 좋아하시고 우리 가족들도 볼 때마다 기쁘겠다는 생각에 빨리 붙이러 들어갔다.


천주교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납골당은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작은 성당처럼 되어 있는데 평화롭고 조용하고 자연과 함께 잘 꾸며져 있어 나들이 오기에도 딱인 곳이다.


본당 문을 열고 납골당 전용 문을 열면 바로 왼편 가운데 줄에 엄마의 납골관이 있다. 꽃 리스를 상자에서 꺼내 유리문에 대고 양면테이프로 붙이려는데 아뿔싸.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사이즈가 작다. 쩝.


납골함 꾸미기 리스를 원사이즈만 파는 곳에서 구매했는데 납골당마다 납골관 사이즈가 다른가보다. 사이즈 치수를 확인 안 한 내 잘못도 있다. 이번에는 진짜 이쁘게 좀 꾸며드리려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또 못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짜증도 난다.


그래도 또 한편으로 드는 생각.

'엄마가 우리 보고 싶어서 자주 오라고 그러시나 보다.'


다시 주문해서 엄마한테 가야지. 이번에는 꼭 이쁘게 붙여드리고 와야지.





사이즈가 작아 붙이지 못한 꽃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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