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03
초2 아들이 친구들은 다 있는데 자기만 없다며 하도 졸라대서 닌텐도스위치를 사주었다. 매일 공부와 숙제를 잘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아무튼 사준 지 3개월이 되어간다.
아들이 좋아하는 게임칩 몇 개와 온 가족이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칩도 샀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게임을 좋아하는 나를 위한 게임칩도 사서 요즘 열심히 하고 있다.
그 게임은 바로 동물의 숲.
마니아들도 많고 따로 온라인카페와 동호회도 있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오늘도 애들이 등교를 하고 집안일을 한 후 동물의 숲 게임에 들어갔다.
게임배경에서 요즘 날씨를 반영해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 스토리상의 엄마한테 가끔씩 메일과 선물이 오는데 오늘도 왔길래 바로 열어 보았다.
"***에게.
창문 너머로
소복이 쌓인 눈이
보이는구나.
너를 생각하며
밤새 뜨개질을 해봤어.
감기조심하렴. 엄마가."
2년 전 유방암 말기로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가 나한테 보내는 편지 같았다. 뭉클하고 울컥했다. 엄마도 내가 어릴 적에 뜨개질로 옷도 만들어주고 냉장고 문에다 자주 메모편지를 남기곤 하셨는데.
오늘도 이렇게 엄마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고 있다. 그리고 게임상이지만 엄마에게 편지를 받아 기쁘기도 하고 나름 위로도 받은 날이기도 하다.
"엄마, 위에서 따뜻하게 잘 있죠? 엄마딸도 잘 지내고 있어요. 감기조심할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