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수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엔
하얀 거품과 함께 일종의 적막감이 감돈다.
적막감은 항상 공허와 더불어 그리움을 동반한다.
그리움이 바람을 동반한 구름처럼 휘몰아칠 때면
여지없이 난 도망칠 여력이 없이 포위를 당하고 만다.
꾹꾹 참고 있던 그리움을 이젠 종식을 시켜야 하는지,
분산을 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마냥 가슴속에 잠재워
끄집어내지 말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움이 화산처럼 폭발해 버린 날이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불치의 환자처럼.
그렇게 그리움은 시작이 된다.
누구에게라도 말 못 할 나만의 그리움이.
시간이 갈수록 소생하는 그리움을 잠재우기란
이 산 저 산 번져가는 산불을 진압하는 일만큼 어렵다.
이번에도 아무런 잡음 없이, 아무런 그을음 없이,
아무런 흔적 없이 지나가버렸음..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그리움을 불 지른 방화범이 나타난다면 그만 멈추어지려나.
<마음 한 다발> 이 공간은 제가 20년 전에 썼던 글을 다듬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