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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아 Jun 07. 2021

그리움

사람들의 수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엔 

하얀 거품과 함께 일종의 적막감이 감돈다. 

적막감은 항상 공허와 더불어 그리움을 동반한다.      


그리움이 바람을 동반한 구름처럼 휘몰아칠 때면 

여지없이 난 도망칠 여력이 없이 포위를 당하고 만다. 

꾹꾹 참고 있던 그리움을 이젠 종식을 시켜야 하는지, 

분산을 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마냥 가슴속에 잠재워 

끄집어내지 말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움이 화산처럼 폭발해 버린 날이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불치의 환자처럼.

그렇게 그리움은 시작이 된다.

누구에게라도 말 못 할 나만의 그리움이.   

   

시간이 갈수록 소생하는 그리움을 잠재우기란 

이 산 저 산 번져가는 산불을 진압하는 일만큼 어렵다. 

이번에도 아무런 잡음 없이, 아무런 그을음 없이, 

아무런 흔적 없이 지나가버렸음..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그리움을 불 지른 방화범이 나타난다면 그만 멈추어지려나.           





<마음 한 다발> 이 공간은 제가 20년 전에 썼던 글을 다듬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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