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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Apr 15. 2024

노란 유채꽃 물결 속에서

-노란 색의 힘

<노란색> 만큼이나 호불호가 나뉘는 색이 있을까.

산화철의 열처리 과정이나 점토에서 추출한 색으로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색이라 평가된다. 기원전 일만 오천 년 전의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의 말도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하니 그런가 보다. 심리학적으로도 노란색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는 색이며, 두뇌 활동을 자극해 창의력과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란색에 금속 광택이 도는 황금색은 어떠한가. 황금, 돈을 상징하는 색으로 부와 권력, 풍요로 해석한다. 돈을 부르는 그림이라 하여 돈나무나 황금 해바라기 그림이 집들이 선물로 그리 좋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 의미이리라.


 그러나 한켠에서는 노란색을 푸른 잎이 시들어가는 색이라 하여 부정적 이미지로도 종종 사용된다. 우리말 '누렇다'와 잘 들어맞는 이미지이다. 실제로 서구에서 노란색은 겁쟁이를 나타내기도 하고, 선정적인 언론을 황색 저널리즘이라 부른다. 무엇보다 종교화에서 예수를 배신한 유다에게 입히는 옷 색깔이기도 하다. 속이  좁고 유치한 사람을 지칭하기도 하며, 아름다운 장미꽃조차도 노란 장미는 꽃말이 '질투'이다.


 빠트릴 수 없는 우리의 아픈 기억 속 색 또한 노란 색임을 잊지 않고 있다. 노란 리본과 함께 잊지말아야 할 세월호의 통한이 기억나는 잔인한 4월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점점 잊히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를 의미하는 노란 나비의 색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노란색은 참 밝은 색감의 높은 명도의 색으로 밝은 햇살과 토양과 어울리는 색이다. 어원조차 '놀/눌'이라는 땅에서 출발한다고 하니, 아주 예전부터 땅과 가장 가까운 색이 아닐까. 노란 민들레를 연상해 보아도 알 수 있다. 유달리 검은색 바탕에선 눈에 선명하게 띄는 색이다 보니 주의의 색으로도 사용되고 어린이들의 의상에서 종종 사용된다.


  나에게도 노란 색은 초록 못지 않은 시작의 희망의 색으로 봄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색이다. 이런 노란 물결이 끝없이 펼쳐진 장관을 상상해 보라. 그 설레임은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다시 노란 유채 물결의 바다를 낙동강변에서 올 해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코로나 이후 전국 꽃 축제들은 당연히 취소되었지만, 유채의 생육 자체도 좋지 않아서 사라진 터였다. 작년 심각한 황사에 흙비가 내리던 날, 우산에,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창원 남지 유채꽃 축제>를 보고 온 터라 올해도 기대가 컸다. 올 초봄 길어진 꽃샘 추위로 일교차가 심하유채의 정상적 생장이 어렵다고 여겨, 여기저기 타지의 꽃 축제의 성황에도 강서구는 축제를 기획하지 않았다 한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유채꽃은 너무나 잘 자라주어 노란 바다 장관을 이루었다.


  16만평 부지가 다 노란 유채꽃으로 가득하여 봄바람에 살랑이며 유혹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론 감당하기 힘들다. 유채꽃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군락지라 한다. 막 만개한 유채꽃이 한창 성황이니 더 늦기 전에 낙동강변 <대저생태공원>으로 달려갔다.


 노란색으로 가득찬 꽃밭에선 누구라도 동심으로 돌아가 미소짓게 된다. 주위 강변의 갈대와, 도시의 아파트, 고가의 배경과 어울려 살짝 들어가 어떻게 찍어도 예쁜 화보 그림이 완성된다.


 주차장 입구 한켠에 각종 푸드 트럭과 먹거리 장터가 마련돼 춘상객들을 끌고 있다. 유달리 더운 초여름 날씨였으나, 그늘에선 제법 봄바람과 함께 꽃구경이 가능하여 돗자리 깐 가족 나들이객이 많다. 어린 유아들의 아장 걸음과 노란 유채꽃,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모두의 얼굴에 미소 가득 품은 유쾌한 나들이였다


#봄나들이 #유채꽃단지 #대저생태공원 #노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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