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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Oct 15. 2024

대화가 필요해

제대로 말 해야 알지~

 <대화가 필요해>

 가수 로이킴의 음색과 감성스타일을 좋아한다. 잔나비 최정원 진행의 음악프로그램에서 함께 듀엣으로 부르는 것을 우연히 재방으로 보고 묘한 매력을 느껴 일부러 찾아들은 노래 제목이다.


 10개월째 연애 중인 커플의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리얼 현실 가사인데, 정말 딱 맞는 얘기이다. 살짝 권태기에 든 듯한(10개월은 넘 빠른 듯하지만..) 커플의 여친이 정든 머리카락을 잘라 펌까지 준 노고에 여지없이 "나이 들어 보여"라 핀잔 주는 남친이 얼마나 섭섭했을까. 보고싶어 전화해서 사랑하냐고 묻는데 한심한 목소리로 바쁘다는 답변에 상대가 변했구나 느끼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듣고보니 자신이 심했다는 남친, 나름 변명은 여친 긴머리를 좋아했다는 거구, 여친이 결혼한 와이프도 아닌데 간섭이 심하다는 것이다. 결국 서로 간 대화가 부족하여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말을 안하니 어찌 알겠는가. 침묵은 긍정이기도 하나, 또 다른 오해의 근원이기도 하다.


 '내맘이 니맘이고, 니맘이 내맘이야~'는 현실에서 찾기 쉽지 않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이심전심은 초코파이 겉봉에서 정(情)으로 남아있지 현실에선 참 어럽다. 참 어려워 그 단어가 유달리 더 정다울 수도 있다. 희소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내가 이렇게나 널 사랑하는데 넌 내 맘을 몰라줘.

당연하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 소중한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며 다르게 왜곡돼 전해지기도 한다. 넌 어쩜 내 맘을 이렇게 잘 아니? 그건 우연의 일치이거나, 상대가 그간 잘 살펴보고 관심을 가져준 덕에 알 수 있었던 것이다.그저 알게 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 매번 그 마음을 알아 내기는 얼마나 고단한가. 소통을 통해, 대화를 통해 더 깊은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제대로 전할 수 있다.


  분명히 그 시작은 나를 위해 기쁘게 해 주고자하는 의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찌되었든지 결과적으로 나는 기분이 나빠졌고, 나를 배려하지 않은 듯한 상대 행동에 짜증인지 화가 나 있었다. 그런 나를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겨 오히려 화를 내고 그만하자고 반응한다면 이는 누구의 탓인가. 시작에서부터 나를 위한 것인지, 그로 내가 기뻐할지 먼저 물었어야 했다. 본인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한 행동일 수도 있는데, 상대가 좋아하리라 여기는 것은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그럼에도 왜 넌 내 마음을 몰라주느냐, 그 전부터 나를 무시한 것 아니냐며 예전의 서운함까지 얹어서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어 버렸다. 참 난감하다. 불통이 갑자기 소통이 되어 꼬여 버린 서로의 진심은 저 어디로 사라졌다.


 결국 차근차근 풀어가며 대화할 수밖에 없다. 아직 변하지 않았고,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그래도 서로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다. 먼저 들어주면 어디서 꼬여 버렸는지 실타래의 엉킨 자리가 보인다. 그 뒤 다시 차분히 서로의 진심을 전하면, 원래의 바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굳이 마음조차 변질돼 회생 불가한 관계는 과감히 가위로 잘라내야겠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않아 오해로 덮인 진심을 잘 닦아내면 된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오해, 맘에 없는 말들로 서로 힘들게 하는 일은 없기를.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저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긋한 나태는 결국 사이를 틀어지게 할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자주 싸우는 부부가 더 오래간다'는 말이 딱 맞다. 싸울지라도 자주 소통하니, 서로를 잘 아는 것이다. 침묵이 더 무서운 법이다. 감정은 묵히지 말자.


#대화 #소통 #진심 #표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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