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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라미 May 31. 2024

여기는 동행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우울증 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내 의지와 상관없는 터널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가는 삶이다.


병을 인정하지  못했고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를 돌팔이로 매도하며 애써 부정했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수없는 터널을 지나며 빛을 잃어갔다.


더 이상 숨 쉬고 싶지 않을 때 <동행>의 정경 원장을 만났다.  내가 첫 진료를 받았던 병원의 선생님과 그녀는 많이 달랐다. 가운을 입지 않는다.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지 않는다. 환자라 여기며 감정의 선을 긋고 냉정하게 대하지도 않는다.


정신과 진료실에서 웃음소리가 대기실까지 새어 나온다. 주로 원장님의 호탕한 웃음소리다.

그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나도 곧 저 방으로 들어가 그녀와 마주 앉아 박장대소하며 근황을 이야기할 거라는 기대감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나는 지금 그녀에게 무엇을 자랑할까 궁리 중이다.

정신과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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