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나 빼고 다 변해가는 것 같다.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아직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명 시작은 나와 같았는데, 왜 항상 나는 제자리고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일까.
러닝머신에 우릴 비유하면 결코 우리가 제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러닝머신은 아무리 걸어도 제자리고, 뛰어도 제자리다.
그럼 우린 제자리에 있는 것일까?
비록 지금의 위치는 제자리에 있을지라도, 우린 결코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고?
러닝 머신 수치에는 무리가 움직인 만큼의 킬로수가 체크되어 있다. 우린 그만큼의 칼로리를 소모하며 운동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자리걸음, 제자리 뛰기는 맞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 변화 없이 제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란 것이다. 제자리에 있었지만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변화는 그런 것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그들의 변화 역시 한순간에 일어난 것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이다. 단지 나보다 더 제자리걸음을 많이 했을 뿐. 그들이 나보다 앞에 있다고 해서 내가 변화 없이 제자리에 있던 것은 아니다.
나도 그들과 같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