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을 때 각종 매스컴에 학교폭력 사건들이 속속 터져 나왔다. 모두가 분노하고, 엄중한 처벌을 원했지만, 결과는 솜방망이 처벌로 막을 내렸고 매번 새로운 이슈에 묻혔다.
자꾸만 되풀이되는 이런 분위기에 배신감을 느꼈다. 피해자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강제로 품고 평생을 살아가는데, 가해자는 손쉬운 신분세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하지만 최근 들어 스포츠, 연예계 가릴 곳 없이 여기저기서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법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지라도, 결코 그것으로 죗값이 끝나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신분, 직업, 사회적 위치 가릴 것 없이 가해자라는 족쇄가 따라다니게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 족쇄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어디를 가려고 하든 나아가지 못하게 단단히 잡고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지독하게 혐오스러워한다. 결코 사회에 발을 디디게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한 사람을 고통 속에 가둬놓고 무심하게 웃는 모습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학교폭력을 하는 것은, 몸 안에 시한폭탄을 집어넣은 것과도 같다. 언제 터질지는 모르지만 분명 터지게 된다. 타인에게 평생 트라우마를 갖게 해 준 대가로 본인은 시한폭탄을 품게 되는 것이다.
부디 경각심을 갖기를.
그리고 피해자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창피한 것이 아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창피한 것이다.
이제 더이상 당하고만 있지 말고, 세상에 알려라.
그 순간부터 반격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