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뭐야.. 왜 안 보이는 거야, 무슨 일이지?’
몇 신지 확인하려고 손목시계를 보는데, 시간이 안 보였다. 시계가 고장 났나, 하며 가까이 들여다보니 그제야 희미하게 시간이 보였다.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옆에 있던 책을 한 번 봐봤다. 글씨가 안 보였다.
정확히는, 부분 부분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침에 눈이 건조해서, 너무 누워있다 일어나서, 피곤해서 눈이 잘 안 보인 적은 있어도,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무서웠다. 다행히도 20분가량 지속되다가 한숨 자고 일어나니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이때 나는 ‘내가 앞으로 눈을 못쓰게 된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장애인의 날 행사 때 들었던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었다.
“사람들을 정상인과 비정상인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장애를 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거든요.”
당시 강연자 분은, 여자 친구 선물을 사주기 위해 막노동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평생 걷지 못하는 장애를 얻으신 분이셨다.
평범함이 특별함이 되고 나서야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러나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을 땐 늦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나타나기 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평범했지만, 이젠 그 평범함이 특별함으로 변했다.
지금 역시 특별한 순간들의 연속일 수 있다. 어쩌면 다시 오지 못할.
이 특별한 순간들을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허무하게 보내지 말자.
당신의 오늘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