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반 Aug 14. 2020

넷플릭스 <올드 가드>, 신이라 불렸던 사람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장르

죽지 않는 전사, '올드 가드'의 리더 앤디 역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이 다시 한 번 완벽한 연기와 액션으로 돌아왔다. 샤를리즈 테론을 위한, 샤를리즈 테론에 의한, 샤를리즈 테론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반하게 될 것이고,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 더 반하게 될 것이다.



죽지 않는 자들이 선보이는 액션

앤디를 필두로 한 '올드 가드'는 불멸의 군단이다. 총기류 사이에서 눈에 띄는 칼과 도끼는 그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전사들이라는 사실을 가늠케 해준다. 몇백 년, 몇천 년 베테랑 군인들답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제작자 샤를리즈 테론

샤를리즈 테론은 영화의 주연 배우이기 이전에 제작자이기도 하다.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툴리>, <밤쉘> 등에 이어 <올드 가드> 역시 여성 중심 영화다. 앤디와 나일의 연대가 이야기의 주축이 되며, 또 다른 여성 캐릭터 꾸인과의 이야기를 예고한 속편도 기대되는 지점이다. 또한, 감독을 비롯한 후반 작업 스태프의 85%를 여성으로 채워 영화 외적으로도 여성 서사를 완성했다.




영원한 삶은 정말 좋은 것일까?

삶이 축복이 아닌 고통으로 가득하다면, 오히려 죽음이 축복이 된다. 그들의 삶도 한때 축복이었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서 삶은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되었다. 그들의 삶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야 하는 고통,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망받는 고통,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는 고통으로 가득하다. 고통만이 가득한 삶 속에서 그들은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내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올드 가드>는 그들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신이라 불렸던 사람

앤디는 신을 믿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신을 추앙하며 신이라 불렀던 시절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내내 그가 품고 있는 물음은 결국 신을 향하고 있다. 신이시여, 왜 우리에게 영원불멸의 삶을 주셨나이까. 영화의 결말에서 드러나듯, 물음에 대한 답은 '구원'이었다. 오랜 삶 속에서 인류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 앤디가 바로 인류의 구원자였다.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는 앤디의 존재론적 의문은 비인간적인 앤디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신이라 불렸던 앤디는 가장 인간적인 신이자, 신의 구원 그 자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