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여러분 안 계시면 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세 편에 걸쳐, PM으로서 자주 협업하게 되는 직군과의 업무 경험 및 배운 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QA, CX와의 협업으로부터 배운 점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전 글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우리가 의도한 기능대로 잘 제작되었는지, 의도대로 구현된 것은 맞지만 혹시 고객 경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정이 필요한 것은 없는지 QA 매니저와 함께 확인합니다. 저희 팀에서 QA 매니저 역할을 분리한 지는 사실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기존에는 해당 기능 기획을 담당한 PM이 Test Case를 작성해 메이커들과 함께 자체 QA를 해도 충분했는데요, 점차 팀과 제품의 규모가 커지면서 QA 매니저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협업 절차를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배운 점 역시 더 많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 QA 방식에서는 QA 참여자 전원이 이 기능의 배경과 세세한 사항에 대해 계속 업데이트를 받던 구성원들입니다. 이 말인 즉슨 Test Case가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조금 덜 상세하게 준비되어 있어도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정상 경로와 엣지 케이스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QA 역할을 별도로 분리하는 순간부터 이 지점이 달라집니다. 기능의 유즈 케이스를 상세하게 작성해서 기능의 정상 경로를 충분히 전달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획 킥오프 미팅부터 QA 매니저가 항상 함께 하는 팀의 경우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능의 예외 케이스를 풍부하게 상상하는 연습, 기능의 영향 범위를 단독 기능에 제약해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뒤 기능까지 고려해서 볼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팀의 규모나 역할에 따라 PM이 직접 Test Case를 작성할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기획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정말 좋은 트레이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QA 매니저와의 협업 기간을 정할 때에는 (1) 시작일 협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2) 기간은 버퍼를 두고 산정하기 를 제 나름의 원칙으로 두려고 합니다. QA 일정이 미리 확보되어 있어야 역산의 관점에서- 그 앞의 제작 단계인 개발 > 디자인 > 기획 의 진행 중 블로커를 확인하고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QA 중에 어떤 이슈가 발생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단계의 기간을 산정할 때에 비해 좀 더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편입니다. '빠르게' 보다는 '안전하게'가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CX는 최전선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직군입니다. 고객의 의견을 취합해 기능에 대한 개선 의견을 먼저 주시기도 하고, 제품팀에서 제작한 사항이 고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메신저의 역할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PM마다 제품팀에 인입되는 개선 의견이나 백로그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텐데요,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CX에서 인입되는 개선 의견은 '해결한다'를 전제로 하되 언제 할 것인지만 검토하는 편입니다. 저희 팀의 CX 매니저 분들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RAW 하게만 전달하시는 것이 아니라 제품 관점에서 한번 해석해서 기획 소화를 마친 안까지 함께 전달해주시기 때문에 저의 고민이 많이 덜어진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요. 더불어 결국 제품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에 있기 때문에 가장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내용이라 생각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들과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다보면 해결 일정이 늦어지거나, 기대했던 해결책과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발생했을 때, 제품팀도 고객 문제 해결에 진심이라는 관점을 전달하되 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지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불편 또는 질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CX 매니저 분들이 고객께 진정성 있는 태도로 양해를 구하고 설명드릴 수 있으려면, 현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제가 작성했던 슬랙들을 쭉 돌아보니 유독 CX 팀에 공유드리는 슬랙에 구구절절 이 많네요 하하
세 편에 걸쳐 작성했던- 협업했던 여러 직군과의 경험 정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새삼 얼마나 여러 분과 협업을 하며 도움을 받았는지 돌아보며 PM으로서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옆자리 동료의 강점을 이해하고 서로 적절히 업혀가기'라는 것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