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쓰지 Mar 01. 2021

30대는 무엇으로 사는가

집 사고 싶어서 MBA 간 일기

나도 30대가 되었다. 굴곡지고 굴곡진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니 감개가 무량하다. 나는 항상 20대에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속으로는 살고 싶었나 보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30대가 되니 달라진 점은 소유욕이 더 강해졌다는 것. 나의 집을 갖고 싶어 지고 나의 가족을 만들고 싶고, 나의 커리어를 만들고 싶어 졌다. 그러나 욕망과는 다르게 침대에 누워 무엇부터 시작해볼까 생각하다 넷플릭스나 키고 잠들어버리고 만다.


하루는 정신을 차리고 책상 앞에 앉아보았다. 30대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직 행복뿐이다.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형제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는데, 그 채널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경제적 독립이 중요하다고. 나도 매우 동의하는 바, 이제는 정말 내 집을 장만해야 할 때가 왔다.


서울에서 일반적으로 20평대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7억이 필요하다. 내 연봉만 가지고는 숨만 쉬고 십수 년을 모아야 한다. 돈을 많이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생각해본다. 주식? 소형부동산? 선물? 부업? 아무리 생각해도 시드머니 모으기에는 근로소득만 한 것이 없을 터. 돈을 더 많이 받는 직장을 가야겠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학력세탁을 해야 될 것 같다. 대학원을 가야겠다.


그 길로 나는 MBA에 가기로 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여기저기 클릭해보면서 아직까지 원서접수를 받는 곳이 있는지 보았다. 다행히도 한 군데가 남았다. 그날로 원서접수하고 다음날 서류를 보냈다. 결과는 합격. 역시 나의 장단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장점은 추진력이 좋은 것, 단점은 좀처럼 추진을 잘 안 한다는 것.


갑작스럽게 MBA를 가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한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만에 수강신청도 다시 해보면서 대학생의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2년 동안 4천만 원을 주고 고생을 샀지만 2년 후의 내 모습이 기대가 된다. 내 집 장만의 첫걸음을 자기 계발로 시작한 30대의 끝은 또 어떻게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