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띵글이 Oct 30. 2023

새콤아삭! 홈메이드 단무지

노란색 치자물을 입혀보세요

반찬을 할 줄 몰랐었던 시절,

나 홀로 밥상 위에 자주 등장했던 반찬이

바로 단무지였다.

라면에, 누룽지에, 볶음밥에, 떡볶이에... 

통단무지 사다가 김치통에 잔뜩 썰어 담아놓고

매일같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먹고 싶은 반찬을 골고루 해 먹을 수 있는 지금,

난 질리게 먹었던 단무지를 잊지 못하고

빨간 양념 해서 밥반찬을 하곤 한다.

때론 노란 치자물들여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고.

나의 소울푸드! 단무지 한번 만들어봐야겠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에 나오는

 무는 참 달고 맛있다. 가격도 착하고.

주말세일 맞아 990원에 데려온 무가 길쭉하니

단무지 하기 딱 좋아 보였다. 껍질 벗겨 깨끗하게 씻고.



홈메이드 단무지는

김밥용과 반찬용 두 가지로 만들 계획이다.

무 세로로 4등분하고


반찬용 단무지부터 썰어보기로 한다.

난 단촛물이 잘 스며들게 무를 얇게 써는 편이다.

이번에 사 온 무 먹어보니 꿀이다.


김밥용 무도 적당한 두께로 썰어본다.


25cm 정도 되는 무 한 개 썰었더니

양이 제법 많이 나왔다.



단무지의 맛을 결정하는 단촛물을 만들어 보자.

난 단촛물에 들어가는

물:설탕:식초의 비율을

2:1:1로 잡아서 만든다.


무가 절여지면 수분이 나오므로 단촛물을

많이 만들 필요는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사실.

평소에 무를 4~5개씩 대량으로 썰어 단무지 만들던

버릇이 있어 적게 만든다 하면서도 물을 1리터나 쏟아부었다는.

그러지 말고 무 한 개(20~25cm)에 물을 600ml 정도 잡고 설탕과 식초를 앞서 제시한 비율로 넣어보자.


설탕 넣고


꽃소금 한수저 넣고


펄펄 끓이기


새콤한 맛을 담당하는 식초를

끓이면 맛도 날아가고, 냄새도 지독하니

설탕물을 끓이고 나서 '불을 끈 상태'에서

식초를 넣도록 한다. (설탕물을 식히지 말고

불을 끄자마자 바로 식초 붓기. 식초는 일반 양초식초를 사용했다.)



라면수프 같이 보이는 이것은 치자가루이다.

단무지 하려고 샀는데, 밥이나 수제비 반죽에 넣으면

빛깔이 그리 고울 수 없다. 치자는 원물을 말린 것을

단촛물에 넣어 우려도 되지만, 난 간편하게 가루를 이용하고 있다.


완성된 단촛물에 치자가루 2티스푼 넣고

잘 풀어서


무에 부어주기.

노란색 단촛물이 흰무와 어우러져 너무 예쁘다.

난 단무지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을 거라

단촛물이 식을 때까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두었다.


단촛물이 미지근하게 식어 용기에 담기 전

레몬즙을 두 바퀴 돌려 상큼한 맛을 추가했다.

레몬즙이 없으면 건너뛰어도 된다.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하룻밤을 보낸

단무지는 바로 먹어도 될 만큼 맛이 든다.

쌀독 채운 것처럼 마음이 두둑해지는 노란 반찬.

내가 노란색을 좋아해서 그런가.

저렇게 단무지 만들어 놓으면

눈으로 먹는 재미가 아주 좋다.


홈메이드 단무지는 사 먹는 단무지보다 아삭아삭해서

김밥에 넣거나  또는 그냥 먹어도 훌륭하다.

이런 맛에 조금은 번거로워도 무를 썬다.

단무지를 다 먹고 나면 단촛물을 버리지 말고

한번 끓여서 재사용해도 된다.

무가 맛있고 저렴해지는 계절.

단무지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힘이 나는 반찬! 부추겉절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