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올리브영의 성과급
아침 일찍 올리브영 기업 사원들이 성과급 8천만 원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은 보통 매출에 따라서 성과급을 주는데 외국항공사 승무원도 과연 성과급을 받을까?
내 혈육은 국내 최대기업 두 군데 (H사를 다닌 뒤 현재 S사)를 다녀봐서 그 두 회사의 성과급이 얼만지 연봉이 얼만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능력 있어서 많은 돈을 받는 건 당연한 거지만 외국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입장으로 부러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가 외국항공사에서 일한 8년 동안 받은 성과급은 얼마일까?
일단 중동에서 성과급을 제일 많이 주기로 이름난 내 전 회사 flydubai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외국 항공사 역시 보통 전 해의 매출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데 안 주는 경우가 태반이고 준다 하더라도 많아야 기본급 (대략 백만 원) 정도, 혹은 기본급의 1/3~1/2 (30만 원~70만 원)를 주는 경우가 보통이다.
플라이두바이는 보잉 737 MAX 기체결함으로 737 MAX 기종을 한 동안 운항하지 못한 시기가 있다. (2019년) 이때 보잉 회사로부터 어마어마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받았고 전 해 매출이 높은 것을 감안해서 2019년 모든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줬는 데 그 금액은 한 달 월급이었다. (one month full salary ) 직책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50만 원~500만 원 정도. 참고로 내가 퇴사한 다음에 줘서 여간 배 아팠던 게 아님..
그리고 그 해 (2019년)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UAE 국영항공사)에서도 보너스를 주었는데 고과에 따라 차등지급 했다. 고과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건 에티하드 항공뿐만 아니라 에어아라비아 항공사 역시 마찬가지. 고과가 안 좋은 승무원에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고과가 보통인 경우 이코노미 클래스 승무원 기준 화장품 한 개 정도의 금액을 받았다.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그때 나는 하이라이터 하나를 샀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는 보너스를 많이 준다고 어느 한 대기업에서는 성과급을 1억에 가까운 돈을 줬다고 외국인 동료들에게 말하게 된다면 백이면 백 너 여기서 뭐 하고 있냐고 물어볼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큰 금액의 성과급을 주는 회사는 소수이긴 하지만 중동 항공사에서는 로컬 (에미라티) 출신의 파일럿이 아닌 이상 (외국인 파일럿과 로컬 파일럿의 계약 조건이 다르다) 외국인 승무원으로서 많은 금액의 보너스를 받는 경우는 없다. 그나마 성과급을 많이 주는 회사는 두바이 베이스의 저비용 항공사 플라이두바이뿐이고 다른 회사는 보통 기본급을 넘지 않는다.
외항사 승무원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정보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