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wan Mar 22. 2022

한국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절대 강자는 누가 될까?

기획 PM의 시선으로 사업 전략 생각하기

소셜 미디어가 MZ세대 삶의 디폴트 값으로 자리 잡으며 이들의 소비 성향이 가치 소비로 굳어지고 있다. 이들은 중고품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금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세컨 핸드로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현재 한국 세컨 핸드 시장에는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앱이 많이 생겨났다. 바로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컬트이다. 이 세 앱에게선 유럽의 Z세대를 사로잡은 디팝(Depop)의 성장 전략과 같이 '유저 팔로우'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보인다. 오늘은 이 세 앱을 비교분석 해보고 next 디팝(Depop), 한국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절대 강자가 될 수 있는 전략 아이데이션을 해볼 것이다.


1. 지금 패션 세컨 핸드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2. Z세대 세컨 핸드 플랫폼의 절대 강자 Depop
3. 콜렉티브, 컬트, 후루츠패밀리 비교 분석
4.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수익 구조




1. 지금 패션 세컨 핸드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출처 = threadUP Resale Report 2020


패스트 패션을 지양하고자 하는 세계적 흐름, MZ세대의 중고 거래에 대한 낮은 거부감 등의 영향으로 패션 세컨 핸드 시장의 성장 추이가 무서우리만큼 가팔라진 모습이다. 중고 의류 플랫폼의 대표 격인 threadUP의 2020년 리포트에 따르면 패션 세컨 핸드 시장은 세계적으로 일반 소매업보다 21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향후 10년 이내에 중고 패션 시장 규모가 패스트 패션 시장 규모의 약 1.5배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이미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 디팝이 16억 2500만 달러에 Etsy(엣시)에 인수되며 그 성장 저력을 알렸다. 디팝은 현재 2000만이 넘는 MAU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Z세대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패션과 유행, 트렌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나라는 한국이다. 이상하게도 한국에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패션 세컨 핸드 앱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 패션 시장의 이면을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유추하기 쉽다.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패션 시장의 특이점이 있다. 바로 '동대문'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패션 소비가 SPA 브랜드나 빈티지에 집중돼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는 동대문 중심의 '보세 시장'이 있다. 이 보세 시장의 의류들은 예쁘고 저렴하지만 품질이 높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되팔지 않고 버려지기 쉽다. 더군다나 브랜드가 없는 옷은 중고로 되팔기 쉽지 않기 때문에 되파는 수고만큼의 값을 받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아 중고 거래의 메리트가 굉장히 적다.


출처 = 매거진 한경


하지만 최근에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가치 소비로 변화하면서 소비 금액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브랜드 위주의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더하여 주요 온라인 패션 편집몰이 성장하면서 브랜드 위주의 소비가 많아지기도 했다.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과 자아를 패션으로 드러내길 원한다. 재정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그러나 가치 소비를 원하는 이들에게 중고로 사서 중고로 되팔 수 있는 패턴은 큰 매력이 될 수밖에 없다.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컬트 이 세 앱이 이러한 국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시장 진입에 나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이 날개를 돋울 최적의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세계적 절대 강자 디팝(Depop)처럼 유저 간의 연결을 중심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내부 전략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겠지만 패션 세컨 핸드 시장에서 social 파급력을 노리는 것만큼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디팝(Depop)은 과연 어떻게  세계의 Z세대들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잠시 들여다보도록 하자.






2. Z세대 세컨 핸드 플랫폼의 절대 강자 Depop


디팝(Depop)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타겟한 소셜 앱이다. 활성 사용자의 약 90%가 26세 미만이며 단순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 아닌 소셜 커머스 앱이라는 특징이 있다. 인스타그램처럼 유저를 팔로우하고 유저의 스타일을 볼 수있고 유저가 판매하는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유행을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하고 개성있는 사용자들을 구경하기에도 좋기 때문에 패션 감각을 자연스럽게 넓혀준다.



출처 = Appstore


디팝은 리셀 마켓을 통해 유럽 전통 패션 산업의 폐쇄성을 부수었으며 지속 가능하고 재미있는 쇼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셀프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에 자신의 계정(상점)에 해당하는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디팝 유저들을 통해 고객 기반을 손쉽게 넓힐 수 있는 풀을 형성해주었다. 개성을 중시하고 친환경에 관심이 높은 유럽, 북미의 Z세대들에게 이러한 전략은 완벽히 통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는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3.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컬트


아직 규모는 작지만 패션 세컨 핸드 시장의 잠재성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서비스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컬트'. 패션 세컨 핸드 앱이라서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앱을 들여다보면 분명한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콜렉티브 : 콜렉터 팔로우를 통해 좋은 감각을 가진 사람들의 판매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콜렉티브'. 명품, 하이엔드/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UI와 함께 사진과 제품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구하기 힘든 매물들이 많고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핫한 상품들이 많다.



후루츠패밀리 : 룩북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고 댓글로 소통을 할 수 있다. 콜렉티브와 같이 하이엔드/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이 주를 이루지만 조금 더 스트릿 패션 취향을 가진 유저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희귀 매물을 꽤 찾아볼 수 있으며 셀러 팔로우 기능을 제공한다. 디팝과 유사한 상품 태그를 가진 것이 작은 특징이다.




컬트 : 굉장히 young한 감각의 빈티지 의류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실제 빈티지 의류, 잡화 전문 판매자가 가장 많다. 질 좋은 상품보다는 독특하고 유니크한 빈티지 상품이 주를 이루고 위 두 앱과 비교해 보았을 때 유저들이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대가 낮은 편이다. 후루츠패밀리와 마찬가지로 룩북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유저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댓글 소통이 가능하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세 앱 모두 유저들이 판매하는 물품의 희소성이 높으나 스타일 면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콜렉티브는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의류나 잡화가 많다. 후루츠패밀리는 모던한 물품도 있지만 스트릿하고 캐주얼한 의류가 더 많다. 컬트는 스트릿하고 캐주얼하지만 완전히 young한 감각의 의류가 많다. 모두 유저 팔로우 기능을 제공중이며 후루츠패밀리, 컬트는 룩북 기능도 제공중이다. 콜렉티브가 현재 실제 착용샷을 올리는 이벤트를 하고있는 것을 보아 콜렉티브에도 룩북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들 중 가장 디팝과 유사한 앱은 컬트지만, 개성 있는 빈티지 상품보다는 브랜드 위주의 소비가 우세한 한국 패션 시장의 측면으로 보았을 때는 콜렉티브와 후루츠패밀리가 대중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디팝의 성장 배경이었던 유럽은 개성 있는 빈티지 의류 소비가 본래 굉장히 많은 편으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4.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수익 구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수익 구조가 항상 관건이다. 판매자-구매자가 모두 유저인 경우 수익 창출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직거래'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결국 마켓 활동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웠고, 인접 사슬로의 넓은 확장 전략과 지역 광고를 통해 수익 기반을 만들었다. 번개장터 또한 내부에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유료 기능들을 내세웠고 많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MZ세대를 사로잡으려면 HIP한 감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힙한 감성 사이 힙하지 않은 광고가 끼어들 틈은 없다. 따라서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컬트와 같이 플랫폼 자체의 힙한 이미지로 유저풀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에는 톤앤매너에 맞는 브랜드 광고를 하지 않는 이상 광고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과해야 하는 것이 판매수수료이다. 디팝(Depop)은 물품 판매액의 10%, 최대 $10달러의 수수료를 고객에게 받고 있다. 이 외 소정의 지불 처리 금액을 따로 부과한다. 콜렉티브는 현재 유저 확보를 위해 거래 수수료 0% 이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후루츠패밀리도 거래 금액은 0원이지만 소정의 지불 처리 금액은 부과하고 있다. 컬트도 최근 컬트 페이를 오픈했고 거래 수수료 0%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은 세 앱 모두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유저를 끌어모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번개장터와 당근마켓과 같이 거래 비용이 0원에 수렴하는 플랫폼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유저들은 거래 수수료가 높게 매겨지면 불만이 폭주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앱의 이미지를 쌓아야 한다고 본다. Z세대가 가치 소비로 소비의 트렌드를 바꿨듯, 서비스를 가치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가치 세대의 유저들을 Lock-in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소스를 투자하더라도 희소성 높은 아이템들을 많이 확보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쌓는 것이 중요하며,  내부 노출 상품의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현재는  서비스 모두 사업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쌓아갈 플랫폼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주목해봐야  듯하다.




패션 세컨 핸드 플랫폼의 BM



(결제사는 제외하고 제작)







참고 자료




매거진의 이전글 뱅크샐러드 기술 블로그로 엿보는 개발 문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