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09 / 왓챠
이번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번에 선택받은(?) 영화는 바로바로~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다.
영화 제목 때문인지 키리시마가 누구일까부터 궁금해진다. 하지만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키리시마'라는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고로 영화의 제목은 페이크였다는 사실!
키리시마를 이용해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초반부에 계속해서 금요일을 보여준다. 마치 '해피 데스데이'가 생각나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금요일로 돌아가는 끝없는 루프.. 하지만 다양한 인물의 '금요일'을 보여주어서 그런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차곡차곡 쌓여가는 이 서사의 끝엔 무슨 결말로 도달하게 되는 걸지 궁금해진다.
그러다 등장하는 '토요일'!
진짜 놀랐다. 토요일이 나올 줄 몰랐어서...
그렇게 이야기는 갑자기 급 전개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장르를 묻는다면 나는 '청춘물'이라고 답하고 싶다.
이제 이 정도면 장르 중에 추가해도 되는 단어가 아닐까. 특히 일본영화는 10대가 등장하는 내용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분류를 좀 해주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드라마'라는 장르 하나로 모든 것을 퉁칠 생각인 건지... (솔직히 모든 영화가 '드라마' 장르다 이렇게 치면)
뻔한 확률로 청춘물의 주제는 '꿈'이다.
내 꿈을 잃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믿고 나아가자! 뭐 그런?
주제가 뻔하다고 모든 이야기가 다 같지는 않듯이, 이 이야기 또한 볼만한 이유는 충분히 존재한다.
우선 전개 방식이 위트 있어서 재밌게 보았고, 특히나 후반부에 아주 취향 저격의 코믹스러운 장면이 있다. 관객으로서 즐거웠으나 극 중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굉장히 진지한 장면 중 하나다. 대부분의 영화 속 장면은 3인칭으로 봤을 때만 희극이지, 1인칭으로 바라보면 비극인 경우가 많으니까! (아닌가?)
이 장면 또한 내가 웃으면서 봐도 괜찮은 걸까 싶을 정도로 인물에게는 진지한 장면이다. 하지만 보는 내내 '저게 뭐야ㅋㅋㅋ' 하면서 웃은 기억이 난다. 이 부분 때문에 보라고 권할 수 있을 만큼.
그런 진지함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주한다는 건 참 대단한 능력이다. 나부터가 항상 누군가의 시선에 얽매여 살아왔기 때문인지 꿋꿋하게 하고 싶은 일을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그렇게 멋있어 보인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장르에서 흔히 등장하는 요소인 '로맨스'가 등장한다는 것.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그런 로맨스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어른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가장 멋지다는 걸 말해주기 위해 로맨스는 존재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에서도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대부분 키리시마) 집중할수록 나 자신과는 멀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빛나는 순간으로 이 영화는 마무리한다.
가장 기억해야 하는 것은 결국 그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 시절의 나는 무언가에 그렇게 빠져본 적이 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