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동아리 두 번째 이야기
책동아리를 함께 한 지 벌써 네 번째 시간.
이번에는 특별히 제가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의 책은 집에서 아이들이 미리 읽어오고,
모여서는 서로 생각을 나누고 활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미리 읽지 않고 함께 읽으면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럼 수업 내용을 책 소개와 함께 풀어볼게요. :)
위험한 책. 정말 위험한 책일까? 무엇이 위험한 걸까?
네 번째 책동아리, 이번 책은 위험한 책입니다.
위험한 책이라는데,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위험하다는 걸까요? 위험하다기엔 책 표지의 꽃은 너무 예쁜데요?
시작 전, 아이들과 책 표지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면서, 왜 위험한 책인지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초 2 남자 아이들에게 위험한 책이란 대부분 책에서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괴물이 나올 것 같은 그런 책인가봐요.
과연, 그 내용도 그러할까요?
브릭이 사는 곳은 커다랗고 삭막한 도시.
색깔을 잃어버린 삭막한 도시, 사람들은 표정도 생기도 없는 채 살아가고 있네요.
책을 한 장씩 읽어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에서 브릭이 사는 곳은 어떠한가요? 사람들의 모습은 어때 보이나요?
사람들의 표정이 없어요. 얼굴이 우산에 가려져 있어요. 좁은 방이에요. 귀신처럼 걸어다녀요.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도시의 황사 먼지때문에 입과 코를 가리는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브릭.
도서관 구석에서 '위험한 책'을 발견합니다. 그러곤 몰래 숨어서 책을 펼칩니다.
그 책에는 브릭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 있었어요.
모양도 색깔도 더 없이 아름다운 그것을
꽃이라 부른다고 되어 있었죠.
위험한 책의 정체는 '꽃' 책이었습니다!
미래의 시대에는 사라져버린 꽃.
또 질문을 던져봅니다.
위험한 책의 내용은 꽃이었는데, 왜 꽃과 관련된 내용을 위험한 책이라고 했을까요?
아이들은 '꽃에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꽃에 독이 있을 것 같아서요' 등등 이라고 대답했는데요.
미래 사회에서 사라진 아름다움의 존재(꽃)가 밝혀지는 두려움에
위험한 책이라는 이름으로 꽁꽁 숨겨두게 된 상황까지 아이들이 추측해보기엔 어려움이 있었겠죠?
꽃이 없는 도시를 상상해 봅시다. 어떨까요?
제가 생각한 답은 '삭막해요' '아름답지 않아요' 등등이었는데....
과학 좋아하는 남아들이다보니
'꽃이 없으면 열매가 없어서 식량이 없어질 것 같아요.' '식물이 없으면 산소를 만들어주지 않아서 사람들이 못 살지 않나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머리를 띵 한 대 맞은 듯 했습니다.
-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너희들 꽃을 보면 어때?
- 예뻐요!
- 그런데 꽃이 사라지면 이 세상의 아름다운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 같아 이모는 아쉽고 슬플 것 같아.
라고 마무리 했어요.
브릭은 꽃을 찾아 나서지만,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꽃의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 거리를 헤매다, 가게로 들어가 꽃 그림을 삽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림 뒷면에 씨앗이 있었어요!!!
이 씨앗을, 주변의 먼지를 모아 심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봅니다.
자, 이제 꽃이 필까요? 안 필까요?
4명의 친구 중 2명은 필 것 같다. 2명은 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꽃이 폈습니다!!
이 때의 브릭의 기분을 다시 한 번 상상해보고 다음 페이지를 넘깁니다.
그런데 어느 날, 브릭이 일 하러 간 사이에 청소 기계가 빨아들인 꽃.
꽃은 사라지고, 브릭은 펑펑 웁니다.
꽃을 찾아 헤매고 헤맨 브릭은 도시의 경계, 먼지 더미에서 꽃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도시 전체를 꽃으로 채우길 희망합니다.
이 그림으로 마무리가 되는데요. 한 아이가 손을 듭니다.
문 근처에 꽃이 폈어요! 색깔이 있어요!
맞습니다. 제일 첫 장 브릭의 모습과 마지막 장 브릭의 모습은 달라요.
아이들이 그걸 자연스럽게 캐치해 냅니다.
'위험한 책' 활동지
책을 읽기 전,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 책의 내용을 상상해서 그려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장면을 그리거나 씁니다.
자연스레 책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책에 관한 내 생각 변화를 알 수 있겠지요.
그리고 브릭이 사는 곳(미래 도시의 모습)과 내가 사는 곳(현재 도시의 모습)을 비교해 봅니다.
그리고, 책에서 나온 주요 단어의 뜻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짧은 글짓기를 해 봅니다.
즤 아들은 아직도 '에' 와 '의' 사용이 어설프네요. ;;;
짧은 글짓기를 할 때, 사실을 쓰는 것도 좋지만 너의 생각을 써 보라고 주로 유도해요.
마지막으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내기.
아들은 미래에 사람들이 지구를 떠나 태양에서 산다고 하네요. 그런데 태양이 너무 뜨거워 특수 방어망을 쓴다고 합니다. ㄷㄷㄷㄷㄷ
너무 미래 아니늬,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으로라도 실현 가능할까??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ㅋㅋㅋㅋ
이렇게 진행하니 대략 1시간 정도 되더라구요.
사실 처음 수업 하기 전 방향은, 삭막한 미래 사회와 그 속에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세지를 나누는 거였는데m본의 아니게 과학 공상 SF 로 흘러갔어요.
구성원들이 모두 남아라 그런건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저도 준비한다고 나름 신경도 많이 쓰고 고민도 많이 하고 워크북도 보고 그랬는데
하고 보니 아이들 반응 보는 것도 재미있고, 아이들과 티키타카하는 것도 괜찮네요.
아이들이 책동아리 활동을 통해 책을 깊이있게 읽어가는 경험을 쌓아가길 바랍니다.